리딩금융 1차전 신한 “KO승”...금융지주, 코로나발 악재서 고군분투
리딩금융 1차전 신한 “KO승”...금융지주, 코로나발 악재서 고군분투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4.27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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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2000억원 차이로 KB금융 앞질러
하나금융, 우리금융 제치고 3위 수성
피치, KB국민·신한은행 신용등급 전망 하향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각 사)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저금리 기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도 국내 4대 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시장의 우려와 달리 선방했다. 아울러 빅4의 순위 경쟁은 1분기부터 치열했다. 신한금융지주는 KB금융을 큰 격차로 따돌리며 ‘리딩금융’ 1차전서 ‘KO승’을 거뒀고, 하나금융 또한 우리금융을 제치고 3위를 지켜냈다. 하지만 이자이익 측면을 놓고보면 KB금융이 신한금융을 크게 앞질렀고, 우리금융 또한 하나금융의 지난해 일회성 비용 효과를 제거할시 비슷한 성적을 거둬 금융사들의 1분기 성적은 그야말로 엎치락 뒤치락 하는 모습이다.

한편, 금융지주사들의 코로나19 영향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잇따라 국내 금융사들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쏟아내고 있어 자칫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7일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신한·KB·우리·하나금융그룹의 1분기 당기순이익 합계는 2조83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417억원) 줄었다.

리딩금융 선두경쟁 중인 신한과 KB금융 성적은 코로나19 여파로 크게 갈렸다. 일단 전체적인 실적에선 신한금융이 KB금융을 상대로 'KO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9324억원으로 KB금융 7295억원보다 2000억원 넘게 앞질렀다. 신한금융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34.1% 감소한 467억원에 그친 반면, 신한카드(1265억원)와 신한생명(397억원), 오렌지라이프(595억원) 등 비은행부문이 견조한 성적을 기록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자이익 부문에서 놓고 보면 KB금융이 2조3492억원으로 신한금융 2조39억원보다 오히려 3453억원 많았다. 다만, KB금융은 코로나19 사태로 커진 금융시장의 변동성으로 외화채권 -450억원, 신탁 -660억원, 라임자산운용 총수익스와프(TRS) 거래 -400억원,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위험회피 운용비용 -480억원 등 기타영업손실이 크게 늘어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3·4위 경쟁에서 우리금융은 하나금융에 1400억원 차이로 밀렸다. 다만, 하나금융의 작년 1분기에 포함됐던 판매관리비 기저효과를 반영하면 양사가 비슷한 수준의 성적을 낸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182억원으로 전년보다 8.9% 감소했다. 주요 자회사 실적을 보면, 우리은행은 1분기 순이익이 5036억원, 우리카드 510억원, 우리종합금융이 134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비은행계열사 중 우리카드는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5% 증가해 눈에 뛰는 성적을 거뒀다.

하나금융의 경우 전년 동기보다 늘어난 퍼센트를 기준으로 놓고 보면 4대 금융지주 중 하나금융의 증가폭이 가장 높았다. 1분기 하나금융의 당기순이익은 65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20.3%나 증가했다. 이자수익이 크게 늘어난 데다 지난해 1분기에 특별퇴직 관련 비용 1260억원이 반영된 데 따른 기저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554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는데 전년대비 747억원(15.6%) 증가했다. 비은행계열 중 하나금융투자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25.2%(158억원) 감소한 467억원을 기록했고, 하나카드가 전년 동기보다 66.1%(121억원) 증가한 303억원을 시현했다.

4대 금융지주 모두 지난 1분기에 시장 우려와는 달리 선방했지만,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한 반2분기부터는 악화를 면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무디스에 이어 피치도 국내 은행들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했다”면서 “실적이 발표된 시점에 등급 조정을 발표한 것은 기대 이상의 실적을 등급 변경의 변수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1분기 실적에 코로나 사태의 영향이 반영되지 않은데다 우려했던 대로 국책은행, 민간은행 주도의 위기 극복대책이 은행의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 연구원은 “피치사의 지난 2008년 7월 국내 은행의 등급을 하향 조정 이후 외국인의 채권 매도가 급증, 외화유동성 위기를 유발했던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일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는 국내 은행업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이어 24일 피치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위기상황을 감안해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 낮췄다.

피치는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에 따라 경제적 타격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2년 동안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의 신용등급에 하방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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