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리니지' 카드 다시 집은 김택진…이대로는 곤란하다
[기자수첩] '리니지' 카드 다시 집은 김택진…이대로는 곤란하다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4.02.23 22:5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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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리니지를 개발한다는 심정으로 준비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지난 2021년 진행한 '리니지W' 쇼케이스에서 한 말이다. 결과적으로 김 대표는 이 발언을 뒤집었다.

엔씨는 이달 초 '리니지W' IP를 활용한 신규 프로젝트 채용 공고를 냈다. 공고에는 "리니지W IP로 언리얼 엔진 5를 사용해 글로벌 론칭을 목표로 멀티 플랫폼 RPG를 제작하는 프로젝트"라는 소개말이 담겼다. 모바일 게임 개발 경력자를 지원 필수 요건으로 내건 점으로 봤을 때 모바일 기반 RPG 개발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김택진 대표가 "마지막 리니지"라고 못박았던 점을 뒤집고 사실상 '리니지W'의 차기작을 내놓는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왔다.

엔씨가 이토록 리니지 IP를 놓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엔씨의 A부터 Z를 말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리니지기 때문이다.

리니지 시리즈는 국내 RPG 역사상 가장 성공한 IP로 꼽힌다. '리니지 라이크'라는 장르까지 탄생했으니 두 번 말하면 잔소리다. 엔씨에서 갖는 지분도 상당하다. 매출이 이를 말해준다.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리니지 시리즈는 누적 1조23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회사 총매출액(1조3421억원)의 76%에 달한다. 엔씨가 지난해 4분기 실적부터 게임별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연간 실적은 확인하기 어렵지만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가 낮은 매출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리니지의 성벽은 견고하게 유지된 것으로 파악된다. 엔씨의 주가가 역대 최고치를 달리던 지난 2021년 1분기 리니지 시리즈 매출 비중은 85.7%까지 확대되기도 했었다.

다만 리니지도 코로나 엔데믹 이후 업계 전반에 퍼진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리니지W'는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이 901억원까지 감소했다. 2022년 1분기 기록한 3732억원 대비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그나마 견고한 매출을 유지하던 '리니지M'마저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줄어든 1196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지난 한 해 업계에 두드러진 장르 다각화, 사업 모델 변화 등의 움직임은 엔씨를 새 장으로 인도하는 듯했다. 기존 리니지 시리즈의 요소를 삭제한 'TL'이나 '프로젝트 BSS', '배틀크러쉬', '프로젝트 G' 등 비MMORPG를 대거 개발하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수장인 김 대표도 변화를 시사했다. 지난해 지스타 2023에서 김 대표는 "MMORPG가 아니라 새롭게 도전하는 장르를 가지고 플레이어를 만나려고 왔다. 서브컬처처럼 그간 소외됐던 장르들도 메인 장르로 바뀌고 있다"며 "바뀌는 트렌드에 잘 맞게 새로운 문화를 어떻게 잘 선도할 수 있을지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후 엔씨는 'TL'을 출시했고 리니지 요소를 삭제했다고 강조했다. 자동 사냥과 확률형 아이템 등을 제거해 이미지 쇄신과 변화를 보여주려 노력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기존 리니지 시스템에 익숙한 팬들은 이탈했고 새롭게 유입된 이들은 엔씨가 추구하는 MMO 문법 이상의 재미를 느끼지 못해 떠났다.

엔씨는 결국 리니지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최근 출시작인 'TL'의 실패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별다른 전략을 찾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니지 다음으로 엔씨의 역사를 같이한 '아이온'의 차기작 '아이온2'의 출시도 요원하다.

업계에서는 엔씨가 이전에 리니지 시리즈에서 펼쳐온 사업 전략을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MMO 성공 방정식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탓이다. 지난해 게임사들은 앞다퉈 MMO를 선보였다. 위메이드 '나이트 크로우', 카카오게임즈 '아키에이지 워', 넥슨 '프라시아 전기' 등이다. 이들 게임은 반짝 흥행하는 듯 보였지만 회사 실적에 유의미한 성과를 내진 못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 적자를 냈고 카카오게임즈는 영업이익이 50% 감소해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넥슨은 작년 실적 발표에서 '프라시아 전기'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

엔씨가 리니지 카드를 꺼낸 이상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행보와는 다른 결을 보여줘야 함은 분명하다. 업계와 게이머 모두가 기대 반 우려 반으로 회사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도 주지해야 한다. 김 대표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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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하라핳 2024-02-26 22:57:05
아직도 정신 못차렷지?? 너넨그냥 망해야되
마지막심정으로 리니지?? ㅈㄹ 하고잇네

오무쿤 2024-02-25 19:35:50
그놈의 병12신씨122발같은 멀티플랫폼 ㅋㅋ
느그기술로 안된다니까? 기존 틀니들에 집중해라니까? 걍 폰겜을만들고 컴으로 돌리게해 린엠마냥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