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급 연봉, 상장사 어디에도 없어"…엔씨 컨콜에 쏟아진 질타
"김택진급 연봉, 상장사 어디에도 없어"…엔씨 컨콜에 쏟아진 질타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4.02.08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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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별 매출 비공개에 "오해"
사업 설명 없는 RDI센터 투자 지적
"방만 경영 인정" 해명 이어져
사진=연합뉴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엔씨소프트가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질타를 받았다. 최고경영진의 지나친 봉급, 미진한 주주 환원과 주주 소통 없는 투자, 타사 대비 과도한 인력 구성 등 다방면에서 손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장기간 이어진 실적 하락세에도 방만한 경영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시각이다.

이날 엔씨가 진행한 컨퍼런스 콜에서는 이 같은 우려 섞인 지적이 쏟아졌다. 문준기 베어링자산운용 매니저는 "질문보다는 드릴 말씀이 있다"며 운을 뗐다. 문 매니저는 "이번 IR 자료부터 게임별 매출이 공개되지 않고 있는데 실적이 창피하다고 숨기는 건 문제 해결을 위한 태도가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실제 엔씨는 직전 분기인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 발표 팩트 시트를 제공하고 여기에 연결 매출 상세 목록으로 게임별 매출을 공개해왔다. 리니지M, 리니지2M, 리니지W 등 게임별 매출을 분기별로 백만원 단위까지 밝혀왔다. 하지만 이번 분기에는 게임별 매출이 빠졌다. 대신 모바일·PC·로열티 등으로 플랫폼별 자료만 공개했다.

문 매니저는 최고경영진의 과도한 봉급도 지적했다. 회사 실적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임에도 김택진 대표이사가 지나친 봉급을 수령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김택진 대표는 회사가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작년 기준 128억원의 연봉과 성과급을 받았다. 그 전 해에도 100억원 이상을 수령했다"면서 "회사 내부적인 계산 방식이 있다고는 하지만 국내 상장사를 봐도 이 같은 사례는 없다"고 꼬집었다.

지지부진한 주주 환원 정책과 일방적인 투자도 도마에 올랐다. 문 매니저는 "(엔씨는) 연결 기준 순현금 1조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M&A(인수·합병)나 주주 환원 같은 ROE(자기자본이익률)를 개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용하지 않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엔씨는 전체 직원이 5000명 이상이고 경영관리직만 1500명이다. 게임사답지 않는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감원이 아닌 추가적으로 RDI센터를 짓는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일갈했다. 그는 또 "이를 짓기 위해 개발비·인건비를 투자하려면 그전에 주주에게 게임 파이프라인 등을 더 자세히 설명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진=
사진=연합뉴스

앞서 엔씨는 지난 7일 실적을 공시하면서 신규시설 투자 공시를 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일대 2만5719.9㎡ 부지에 글로벌 RDI센터(가칭)를 건립하겠다는 설명이다. 엔씨는 투자 목적으로 업무 효율성 증대와 안정적 업무 공간 확보를 목적으로 내세웠다. 투자금은 5800억원 규모인데 이는 엔씨의 작년 연결 기준 자기자본(3조1985억원)의 18.1%에 달한다.

엔씨는 이 같은 지적을 일견 인정하면서도 지속적인 노력과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먼저 게임 매출 누락과 관련해 "글로벌 회사 가운데 우리처럼 발표하고 있는 곳이 없었다"며 "전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가기 위해 조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홍 CFO는 이어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부연했다.

최고경영진의 보수와 관련해서는 선을 그었다. 홍 CFO는 "이사회 내 보상위원회를 통해 (책정이) 이뤄지고 있고 재무팀 등 회사가 직접 관여하는 바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주주총회와 같은 경로를 통해 밝히겠다"라고 약속했다. RDI센터는 투자 재원 활용의 일환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홍 CFO는 방만한 경영 상태를 인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방만한 부분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지원 조직이 과도하다는 시각에 대책을 마련하는 중이고 여러 대안을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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