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빼앗긴 내일>(한겨레아이들. 2008)은 이런 전쟁의 참상을 고스란히 담았다. 전쟁을 겪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일기를 통해서다.
엮은이는 모두 두 명. ‘사라예보의 안네 프랑크’로 불리는 평화운동가 즐라타 필리포빅과 어린이 평화 교육으로 유명한 작가 멜라니 첼린저다.
둘은 1년 동안 어린이와 청소년이 직접 쓴 전쟁 일기를 수집했다. 이들이 모은 일기는 총 14편. 책은 이 중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공감이 될만한 일기 8편을 뽑아 묶었다. 각 글에서는 전쟁에 대한 아이들의 절망과 아픔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오늘 아침 친한 친구가 전화를 걸었다. 그 친구의 조카가 죽었단다. 다섯 살도 안 된 어린애인데... 너무 사랑스러운 아이라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내가 이런저런 것들을 사다 주곤 했었다. 나는 너무 슬퍼서 엉엉 울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호다 타미르 제하드의 2003년 3월 27일 일기 중-이라크 전쟁)
“도대체 왜 아랍인과 나치스, 그리고 그 일당들은 우릴 못 죽여 안달이지? 살아 있는 게 잘못일까? 아니면 유태인으로 태어난 게? 오늘은 그렇게 아무 잘못 없이 목숨을 잃은 이들을 기억해야 하는 날이야.” (시란 젤리코비치의 2002년 4월 22일 일기 중-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전쟁이 매일 벌어진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두려움에 떨며 전쟁 일기를 쓰고 있을 아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것.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가치다.
(사진제공=한겨레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