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와 악틱 몽키즈의 공통점?
이효리와 악틱 몽키즈의 공통점?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07.18 0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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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구전마케팅의 힘

[북데일리] 얼마 전 3집 발표를 앞둔 가수 이효리가 음원 유출로 곤욕을 치렀다. 의도적인 유출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었지만 소속사의 공식적 입장은 “안타깝다“였다. 이후 이효리측은 모든 일정을 수정하고 공식적인 신곡 발표 시기도 앞당기는 조치를 취했다.

이처럼 뮤지션들은 음원 유출을 두려워한다. 까닭은 여러 가지다. 그중 불법으로 음원이 떠돌 경우 합법적인 음원 다운로드나 음반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음원 유출을 경계하는 가장 큰 이유다. 네티즌들끼리 MP3파일을 공유하는 행위 역시 같은 이유에서 막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음원을 공짜로 뿌리고, MP3 파일 공유를 권유해 큰 성공을 거둔 경우도 있다. 영국의 락밴드 악틱 몽키즈가 그렇다. <Beyond Broadcast>(미디어미래연구소. 2008)의 저자 박창신이 그 일화를 전한다.

악틱 몽키즈는 2002년 4인조로 결성됐다. 이들의 첫 공연은 2003년 6월 13일. 이때 멤버들은 공연장을 찾은 청중들에게 자신들의 연주를 녹음한 CD를 공짜로 나눠줬다. 그러면서 얼마든지 온라인에 뿌리라고 말했다.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각종 음악 사이트와 인맥 사이트, P2P 사이트를 통해 악틱 몽키즈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인기는 점점 치솟았고 2005년 10월 첫 번째 싱글 음반 ‘I Bet You Look Good on The Dance Floor'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 음반은 영국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다.

이어 그들은 2006년 1월 두 번째 싱글 음반 ‘When The Sun Goes Down'을 내놨다. 역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했다.

같은 달 데뷔 앨범 'Whatever People Say I Am. That's What I'm Not'을 출시했다. 이 음반은 일주일 만에 무려 36만 여장이 팔리는 대박을 터트렸다.

특이한 점은 이 음반에 실린 곡 모두 인터넷에서 공짜로 다운로드해 들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음원을 의도적으로 퍼트렸고, MP3파일 공유를 권했다. 과거 인디시절처럼 말이다.

이런 그들의 성공을 두고 저자는 “전통적 음반 마케팅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좋은 음악은 공짜로 뿌려도 음반은 팔린다는 새로운 가설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한다. 또 “오히려 인터넷으로 공짜로 들려줘야 음반이 팔린다는 새로운 상식을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이런 성공 사례는 악틱 몽키즈 이전에도 있었다. 책에 따르면 1999년 미국의 락밴드 크리드의 경우 신보 ‘Human Clay'를 CD로 출시하기 전 100개 이상의 인터넷 사이트에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도록 업로드했다. 그 결과 크리드는 앨범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5일 발표된 이효리의 3집 ‘It’s Hyorish‘는 현재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선주문 만 6만장에, 한정판으로 나온 1만장은 순식간에 팔렸다고 한다. 또 온, 오프라인 차트 양쪽에서 1위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는 음원유출로 인한 언론과 네티즌의 집중적인 관심이 큰 힘으로 작용했다.

이대로라면 이번 이효리의 3집은 악틱 몽키즈와 크리드처럼 온라인 구전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본 국내 가수 중 한 명으로 기억될지도 모르겠다. 의도와는 상관없이 말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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