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권시장 탈출은 지능 순? 아니! 이젠 복수할 시간 ”…한투운용 세미나에서 쏟아진 말들
“한국 증권시장 탈출은 지능 순? 아니! 이젠 복수할 시간 ”…한투운용 세미나에서 쏟아진 말들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4.02.22 2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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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 시대, 한국 중소형주에 주목”
김기백 한국투자신탁운용 중소가치팀 팀장이 22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주주환원 세미나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투운용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지금은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국면이 왔기 때문에 한국 주식시장에서 금전적 손실, 정신적 상처를 입고 떠난 개인투자자들이 '유일하게 복수할 수 있는 시간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저PER(주가수익비율) 저평가가 만연한 국내 자본시장도 미국처럼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의 주주환원 전성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자국 증시 비관론에 빠진 개인투자자들도 국내 중소형주들에 대한 가치투자를 노려볼 만 하다는 것이다.

■ 낙후된 지배구조로 인한 전세계 최하위 주주환원율 

김기백 한국투자신탁운용 중소가치팀 팀장은 22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주주환원 세미나’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가장 큰 원인은 기업들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낮은 주주환원율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실제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소액주주보호, 이사회의 유효성, 기업의 윤리적 행동 등 3가지 요인을 기반으로 점수를 산출한 GIC(글로벌 경쟁력 지수) 기준 한국의 기업지배구조는 140개국 중 100위권 밖이고, 주주환원율은 45개국 중 최하위권(40위)로 나타난다. 

김 팀장은 "코스피 PER은 모든 기간에 걸쳐 비교국 대비 낮게 형성돼 있다. 'MSCI(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선진지수에 한국이 편입 돼 있지 않기 때문에 그럴 수 있겠다' 생각하실 수 있는데 필리핀,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 등 신흥국 내에서도 바닥이다. 한국보다 PBR이 낮은 나라는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정도인데 이들 나라는 사실상 금융시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는 곳들"이라고 말했다. 

자료=한투운용 발표자료 

■ 업계 '기업탐방왕' 펀드매니저가 중소형주 가치투자 주목한 이유는

반면, 한투운용은 현재 국내 증시가 ▶사회적 변화(주주 행동주의 강화) ▶제도적 변화(정부의 금융시장 선진화) ▶내부적 변화(기업의 세대교체와 시대교체 시작) 3개축이 맞물리면서 저평가 해소를 위한 질적 변화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중에서도 중견 및 중소기업들은 이제 막 1세대에서 2세대로 지배구조 변화를 경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주환원율 상승 여력 측면에서도 이미 약 30% 수준인 대기업보다 높을 것이란 논리다. 

김기백 팀장은 "한국 기업들 참 안 바뀐다고 하는데 그건 1세대 창업주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아버지와 달리 2세대는 배운 곳도 미국, 하고 싶은 곳도 미국"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한국투자중소밸류펀드, 한국투자롱텀밸류펀드, ACE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ETF를 운용하고 있는 펀드매니저로 최근 <주주환원 시대, 숨어있는 명품 우량주로 승부하라>라는 저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부자감세' 프레임이 기업과 부를 가진 사람을 한국 시장에서 떠나게 하면서 사실은 모든 국민을 가난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도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용을 통한 근로소득세 증가, 기업매출과 이익 증가에 따른 법인세 증가 효과가 상속 및 증여세 (완화시) 빠지는 것보다 훨씬 더 크다. 주식시장이 우상향하면 증권거래세도 크게 증가할 것이고 국민연금, 퇴직연금에까지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세금개편은 필수다"고 그는 강조했다. 

22일 세미나에서 정상진 한투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화이트페이퍼

■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지지하는 요인들 

정상진 한투운용 주식운용본부장(상무)는 "국장(한국 주식시장) 탈출은 지능순이라고 개인투자자들이 말하고 있다"면서도 향후 5년 내 한국이 미국의 100년 역사를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과 같은 정부의 증시부양 정책 기조, 미국과 같은 민간 중심의 주주 행동주의 움직임이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정 상무는 "닛케이225 지수가 2012년부터 지금까지 오른 상승 폭이 미국 S&P 500보다 크지만 일본 투자자들은 자국에 대한 극단적인 비관주의가 있기 때문에 자국 주식을 계속 팔고 미국주식을 10년 내내 사왔다"고 말했다. 단적인 예로 2022년 말 2023년 초에 일본 증시 전문가들 가운데 일본 증시 상승을 예상한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특히 미국의 역사는 눈여겨봐야 할 대목으로 짚었다. 그는 "미국의 경우 1920년대 처음 가치투자를 들고 나온 벤자민 그레이엄의 위임장 대결을 시작으로 지금은 주주환원율 90%가 일종의 사회적 표준으로 자리잡게 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사의 책임 강화를 골자로 한 국내 상법 개정 등 제도개선, 미국 연기금을 비롯해 외국인들이 중국 투자에서 발을 빼고 있는 수급 환경도 국내 증시 상승 긍정적 전망의 뒷배가 될 것이라고 봤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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