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주목해야 할 게임人] 20년 넥슨맨, 이정헌 넥슨 신임 대표
[2024 주목해야 할 게임人] 20년 넥슨맨, 이정헌 넥슨 신임 대표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4.01.04 1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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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기획자에서 대표까지 15년
선택과 집중 전략…매출 9400억→2.5조 '깡층'
블루 아카이브·데이브 더 다이버 등 외연 확장
고질적 전환배치 문제·두 차례 공정위 철퇴 등
풀어야 할 숙제도
사진=
이정헌 넥슨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넥슨)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넥슨코리아 수장인 이정헌 대표이사가 지배기업인 넥슨 대표로 영전한다. 신입사원부터 시작해 대표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업계와 게이머들의 기대감이 남다르다. 그가 넥슨코리아에서 역대급 성장을 이룬 만큼 넥슨에 어떤 미래를 가져올지 이목이 쏠린다.

오는 3월 공식선임을 앞둔 이정헌 대표는 넥슨맨이다. 지난해까지 꼬박 20년을 한 회사에 몸담았다. 2003년 넥슨코리아에 신입 게임기획자로 입사한 뒤 15년 만에 대표 자리를 꿰찼다. 수장에 오르기까지 ▲퍼블리싱QM팀 팀장 ▲네오플 조종실(던파·사이퍼즈) 실장 ▲피파실 실장 ▲사업본부 본부장 ▲사업총괄 부사장 등을 두루 거친 사업 분야 전문가다. 내부에서는 실력으로 평가하는 넥슨의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 대표는 넥슨코리아 대표 취임 후 선택과 집중 전략을 전개했다. 활발한 인수·합병(M&A)이 대표적이다. 엔진스튜디오를 시작으로 '히트'와 'V4'를 개발한 넷게임즈, 십년지기 등의 인수를 진두지취했다. 넥슨코리아는 이를 바탕으로 PC·모바일 게임 역량을 확보했다. 넷게임즈는 후에 '서든어택' 개발사로 유명한 넥슨지티와 합병, 넥슨게임즈로 출범했다. 이 밖에도 이 대표는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던 개발 조직을 7개 독립 스튜디오 체제로 확립했다.

이 대표의 이 같은 전략은 성과로 치환됐다. 넥슨코리아는 그가 대표로 취임한 이후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이 19%까지 확대됐다. 2018년 9400억원대에 그쳤던 매출액은 2022년 2조5000억원까지 성장했다.

넥슨도 성장세를 기록했다.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은 넥슨코리아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넥슨코리아의 실적에 힘입은 넥슨은 2020년 매출액 2930억엔, 영업이익 1115억엔을 기록했다. 2018년 기록한 역대 최대 매출액 2537억엔, 영업이익 984억엔을 경신했다. 당시 환율 기준 한화로 매출액 3조1306억원, 영업이익 1조1907억원이다. 한국 게임사 최초로 매출 3조원 시대를 열어젖혔다. 2022년에는 3537억엔의 매출을 거둬 역대 최대 기록을 또 한 번 갈아치웠다.

이 대표가 게임기획자로 커리어를 시작한 만큼 외연 확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이 대표 체제하의 넥슨코리아는 연결기준 모바일 매출 비중이 22%에서 31%까지 확대됐다. 국내에서 '블루 아카이브' 흥행에 성공하면서 서브컬처 게임의 새 지평을 여는 데도 일조했다. 지난해에는 융합 장르의 PC·콘솔 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로 글로벌 시장에 이름을 각인시켰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해외 매출 비중이 90%를 넘는다. 아울러 신작과 기존 라이브 게임의 고른 성장으로 넥슨의 글로벌 연간 매출은 5년 새 50% 이상 상승했다.

사진=
사진=연합뉴스

노사 관계도 큰 탈 없이 이끌었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넥슨코리아 대표에 오른 이듬해 진행한 노조와의 단체교섭 협상에서 포괄임금제를 폐지하는 데 합의했다. 이는 이후 게임사들의 포괄임금제 폐지 물결로 이어지기도 했다. 당시 이 대표는 노조 활동을 존중하고 원만한 합의를 이끌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면서 온건한 자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게임업계 고질적인 고용 문제는 풀어야 할 과제다. 지난 2021년 당시 넥슨은 2019년 매각 무산 이후 진행한 체질 개선으로 두 자릿수 규모의 개발 프로젝트를 종료했다.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직원들이 전환 배치를 기다리는 가운데 넥슨은 이들을 대기 발령 내고 임금 25%를 삭감했다. 퇴사 압박이라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통상 게임업계에서는 프로젝트가 무산되면 인력을 전환 배치한다. 넥슨코리아에서는 임직원이 이력서를 내고 사내 면접을 통과해야 한다. 이 기간에는 사실상 단기 계약직과 다름없는 신세다. 권고사직 아니냐는 논란이 거센 이유다.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한 연이은 과징금도 도마 위에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3일 넥슨코리아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넥슨코리아가 '메이플스토리', '버블파이터' 등의 게임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획득 확률을 임의로 변경하거나 아예 등장하지 않도록 변경하고 이를 공지하지 않아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과징금은 116억원 규모로 국내 게임사 가운데 역대 최대라는 불명예까지 안았다. 지난 2018년 '서든어택'에서 확률형 아이템 정보 허위 표시 혐의로 9억3900만원의 과징금을 받은 데 이은 두 번째 사례다. 일각에서는 넥슨코리아에 게이머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 대표는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의 뒤를 이어 넥슨을 글로벌 게임사로 이끌겠다는 포부다. 넥슨코리아를 지배하는 넥슨의 수장으로 신작 개발과 투자를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지난해 넥슨이 장르 다각화와 플랫폼 다변화에 신호탄을 쏜 만큼 향후에도 이 같은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정헌 넥슨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는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글로벌 타이틀들의 안정적인 운영과 글로벌 성공작이 될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신작 개발에 대한 투자로 넥슨의 새 시대를 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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