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연체쇼크] 우리카드 박완식호, 내년 과제 '6위 탈환'
[카드사 연체쇼크] 우리카드 박완식호, 내년 과제 '6위 탈환'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12.26 2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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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손비용 증가 등에 순이익 30%대 급감
본업 경쟁력 강화 내년 와우 포인트 주목
사진=우리카드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지난 몇 년간 우수한 이익창출력과 성장성을 입증해온 우리카드가 올해는 일보후퇴를 택했다.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이 하나카드 다음 업계 7위로 밀려났다는 점은 위기감을 부추긴다.  임기 첫해인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가 본격적인 실적 방어에 나설 것으로 주목되는 이유다. 

■ 출범 첫해,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의 성적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올 들어 3분기 내내 당기순이익 감소세를 보이며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카드는 우리금융지주 계열사 중 은행 바로 다음으로 이익 기여도가 큰 회사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우리금융의 장남'으로 꼽았을 정도다.

다만 어려운 내수경기 영향을 받아 주춤했다. 우리카드의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수익 1조6010억원, 영업이익 1500억원, 당기순이익(지배지분) 11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수익이 5.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37.8%, 35.7% 각각 급감했다.

이로 인해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하나카드(1274억원) 대비 작아진 점 등이 다소 아쉬운 대목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임 회장이 최근 연말을 맞아 우리금융 임직원들에게 적은 손편지에서 "실적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아있다"고 언급한 부분을 고려하면 우리카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대목이다. 

올해 우리카드 실적에서 가장 큰 특징은 수익성과 건전성 약화 우려가 동시에 불거졌다는 점이 꼽힌다. 이자·대손비용이 전년보다 각각 50%대 급증한 상황에서 성장동력인 자산을 늘리기도 어려운 환경이었다. 연체율도 급격히 치솟아 3분기 기준 2%선을 돌파했다.

우리카드는 3분기 기준 영업자산이 약 16조원 규모이고, 전체의 75%에 해당하는 약 12조원은 신용판매 자산(일시불+할부+카드론+현금서비스)으로 구성하고 있다.

박 대표는 올 한 해 보수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하면서 고위험·저수익성 상품을 감축하는 전략을 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시불과 할부 잔액이 약 20%가량 늘어난 반면 현금서비스와 할부·리스잔액은 상당폭 감축했다. 카드론 잔액은 10.5% 증가했다. 

운용수익률 개선에는 성공했다. 지난 9월 말 원화자금 기준 우리카드 조달 이자율은 평균 2.10%이고, 주로 대출채권에 매기는 운용금리는 13.45%였다. 전년도와 비교해 운용금리 상승폭(+1.11%p)이 조달금리 상승폭(+0.47%p)를 상당폭 상회했다. 

또 손익계산서상 순수수료이익이 88.5% 급증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이 부분은 운용리스·렌트 잔액 증가에 따른 것으로 해당상품은 회계적으로 감가상각비만큼 수익과 비용이 같이 늘어나는 구조임에 따라 실제 이익 증가는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우리카드 3분기 분기보고서 취합. 자료=금감원 다트

고금리에 연체가 늘면서 비용부담도 쌓였고 수익성 지표도 둔화됐다. 3분기 누적 이자비용(2737억원), 수수료비용(4689억원), 일반관리비(2066억원), 신용손실에대한손상차손 (3124억원)이 전년비 51.0%, 6.9%, 13.3%, 56.2% 각각 증가했다. ROA도 0%대 선으로 내려왔다. 

■ 레버리지배율 7배...영업확대에 제약 속 전략은 

이 같은 성적표는 박 대표 임기 첫해부터 업황이 녹록지 않다는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우리카드는 2013년 분사 이후 지난 몇년 성장성을 숫자로 증명해왔고, 작년엔 조달금리 급등에도 실적이 증가했다. 작년 초를 시작으로 올 초까지 대주주인 우리금융지주 앞 400억원, 407억원의 배당금도 2년 연속 지급했다.  

또다른 고민거리는 레버리지배율이 넉넉하지 않다는 점이 꼽힌다. 레버리지배율은 카드사의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총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구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우리카드의 레버리지배율은 7.0배지만 올해 연 5.73%에 2000억원 규모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효과 제외시 8.2배로 상승한다. 

이는 금융당국의 규제 수준인 8배(직전연도 배당성향 30% 이상시 7배)를 초과하므로 자본을 늘리거나 영업확대를 제한적으로 해야 한다. 레버리지 배율은 배당과도 연관성이 깊다. 올해처럼 결산 순이익이 전년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배당금액을 늘릴 만한 여유가 줄어든다. 조달구조 단기화에 대한 모니터링도 필요하다는 평가다. 

한편 박완식 대표가 여전히 취임 초기이고 우리카드의 중장기 성장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다는 점은 기대감을 높인다. 1964년생인 박 대표는 동대부고와 국민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우리은행(한일은행)에 입행해 정통 뱅커의 길을 걸어왔다.

우리은행 강남2영업본부장과 중소기업그룹 및 개인그룹/디지털금융그룹 상무, 영업/디지털그룹 및 영업총괄그룹 집행부행장보, 개인/기관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역임했으며 영업은 물론 디지털부문에 대한 전문성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박완식 대표의 주목받는 행보는 또 있다. BC카드에서 독립해 자체 결제망을 구축하는 사업과 전전임 우리카드 사장이 주도한 '카드의 정석' 브랜드를 부활시킨 전략이 그것이다. 우리카드는 지난 7월 독자결제망 구축을 완료하고 독자카드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이를 기점으로 올 하반기 동안 160여종에 달하는 카드를 단종시키면서 대대적 리뉴얼 수순을 밟고 있다. 또 최근까지 150만곳의 독자가맹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박 대표가 우리카드 본업 경쟁력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금감원 다트
자료=금감원 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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