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 자체카드 실적 나홀로 미게시
비씨카드, 자체카드 실적 나홀로 미게시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5.16 2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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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금융협회 매달 공개 신용카드 이용실적 관련
회원사 11곳과 합친 실적에 수치·의도 이해 '불가'
최원석 BC(비씨)카드 사장(왼쪽)과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이 지난 2월 21일 두나무 본사 업비트 라운지에서 NFT 및 메타버스와 연계된 PLCC 발행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비씨카드)
최원석 BC(비씨)카드 사장(왼쪽)과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이 지난 2월 21일 두나무 본사 업비트 라운지에서 NFT 및 메타버스와 연계된 PLCC 발행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비씨카드)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BC(비씨)카드는 여신금융협회 정회원인 전업계 카드사 8곳 가운데 유일하게 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자체발급 신용·체크카드 취급액(이용실적)을 명확히 게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소비자 등 고객들의 국내 신용카드 산업 이해도를 위해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고자 시작된 업계의 공통 업무에서 비씨카드만 유별난 방식으로 목적을 흐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금융소비자 등 고객, 통계 봐도 비씨카드 이해 어려울 듯   

16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롯데 우리 하나카드 등 전업 카드사 7곳과 NH농협카드는 매달 국내·해외에서 결제된 각 사 개인·법인회원의 신용·체크카드 이용실적을 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해당 통계는 금융소비자 및 이해관계자 등의 산업 이해도를 위해 카드사들이 함께 여신금융협회를 통해 각 사 정보를 개방한 형태다. 

비씨카드도 전업 카드사이자 여신금융협회 정회원사로서 정보를 공유는 하고 있다. 그런데 자체카드 이용실적을 별도로 분리하지 않고 11개 회원사들의 이용실적을 합산한 '비씨카드' 항목과 비씨카드 브랜드를 발급하는 자사 회원사인 신한 우리 하나 KB국민 NH농협카드 합계를 '비씨카드(기타)' 항목으로 각각 나눠 게시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비씨카드 회원사로는 전업계 카드사인 우리카드, 신한카드, 하나카드, KB국민카드와 신용카드업을 겸영하는 NH농협카드, IBK기업은행, BNK부산은행, BNK경남은행, DGB대구은행, 씨티은행(올해 2월 신규 중단), SC제일은행 등 11곳이 있다. 

문제는 비씨카드가 업계 정보제공 목적을 흐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 통계로는 금융소비자 및 이해관계자 등이 비씨카드의 자체카드 이용실적은 알 길이 없고, 이로 인해 전체 카드산업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는 것도 어렵다.

실제 각 카드사들이 지난 13일 공개한 올해 1월부터 4월까지의 누적 기준 국내외 신용·체크카드 등 전체 이용실적을 보면 신한카드(65조625억원), KB국민카드(56조5415억원), NH농협카드(38조4562억원), 우리카드(30조8728억원), 하나카드(23조3915억원), 비씨카드(61조3475억원) 등으로 나타난다.

해당 수치에서 비씨카드(기타) 수치인 39조2939억원을 빼면 22조537억원이 남는데, 이 또한 겸영은행 6곳의 실적들과 뒤섞여 있는 구조다. 비씨카드는 관련 설명문구만 추가했을 뿐이다. 

2022년 4월 기준 신용카드 이용실적 공시 형식. (자료=여신금융협회 취합)
2022년 4월 기준 신용카드 이용실적 공시 형식. (자료=여신금융협회 취합)

이에 대해 비씨카드 관계자는 "해당 기준은 홈페이지 설명에 나와있다"면서 "금감원 기준을 따르고 있고 여신금융협회 통계는 공시가 아니라 게시하는 것이지 게시 자체가 의무는 아니다"고 답했다. 금융감독원에 매월 보고 중인 업무보고서 기준을 준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이 관계자는 "(자체카드) 실적이 아무래도 사업이 초기 단계이다보니 그런 부분도 있을 것 같다"며 "만약에 금융감독원 기준이 변경되면 기준이 변경된 부분을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여신금융협회 통계의 목적을 고려할 때 비씨카드 1곳만 독자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작년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카드 이용실적 정보를 고객들한테도 공유해야 한다 등의 얘기도 있었고 이후 협회와 카드사 간 협의를 통해 정보를 제공하게 됐다"며 "비씨카드가 협회에 자체카드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지는 몰랐다. 실적이 타사 대비 작아서 정보공유를 안 한다는 것이라면 나중에 늘면 한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게다가 비씨카드는 작년부터 '시발카드', '페이북 머니 블랙핑크 체크카드', 케이뱅크와 첫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인 '케이뱅크 SIMPLE(심플) 카드' 등 자체카드 발급을 확대하면서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지난 2월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와 NFT 및 메타버스 기반 PLCC 출시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비씨카드의 국내외 자체카드 이용실적은 작년 말 기준 0.11%로 전년 말 대비 0.05%p 상승, 지난 2016년 이후 최고점을 기록했다. 

2016~2021년 신용카드 이용실적(일시불, 할부,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 합계) 시장점유율 기준 추이. (자료=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2016~2021년 신용카드 이용실적(일시불, 할부,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 합계) 시장점유율 기준 추이. (자료=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 KT, 최근 롯데카드에 관심 보여... 비씨카드 고민이 있는 듯   

한편 최근 비씨카드 모회사인 KT(지분율 69.54%)는 롯데카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측에 롯데카드 매각 관련 의사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카드의 경우 롯데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2019년 10월 롯데그룹을 떠나 사모펀드(PE)인 MBK파트너스와 우리은행이 구성한 컨소시엄 품에 안긴 바 있다.

현재 대주주가 펀드이기 때문에 롯데카드는 신용카드 시장에서 예비 매물로 인식되고 있다. 인수 측의 기대효과는 롯데카드의 시장점유율과 영업자산을 단 번에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인데, 공식적으로 매물화가 된 바도 없었고 현재는 논의되는 사안 또한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련 사안을 두고 업계에서는 예상했다는 반응도 나왔다. 비씨카드의 주 수익원은 매입업무(작년 3분기 말 기준 전체영업수익의 88.1%)인데 그동안 회원사들이 자체 결제망을 구축하고 줄줄이 이탈하면서 신용카드 결제전표 매입액 점유율은 최근 10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과거에는 A은행에서 A카드를 만들면 비씨카드가 발급을 대행하는 식이었고 다수 은행들이 시장점유율별로 비씨카드에 수수료를 줬었다. 비씨카드는 결제망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였는데 이후 주요 카드사들이 독립에 성공하고 시장을 장악하면서 비씨카드의 사업구조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이다. 

일각에서는 비씨카드의 성장성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여신업계 한 관계자는 "비씨카드는 기존에 만들었던 카드를 없앨 수는 없고 운영하면서 굴러가는 상황"이라며 "최근 들어 이것저것 노력은 하는 것 같은데 수익성이 좋다면 이미 다른 카드사들도 다 했을 거다. 특이 요인이 없다면 성장 모멘텀을 찾긴 힘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자료=비씨카드 사업보고서)
2011~2021년 3분기 비씨카드 신용카드 결제전표 매입액 추이. (자료=비씨카드 사업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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