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 안녕'...우리카드, 독자 결제망 8년 고민 털었다
'BC 안녕'...우리카드, 독자 결제망 8년 고민 털었다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11.2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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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하던 결제 프로세싱 마침내 독립 선언
본업 경쟁력·그룹 시너지 강화 등 '밑그림'
비씨카드는 대어급 고객사 이탈 악재 터져
김정기 우리카드 대표. (사진=우리카드)
김정기 우리카드 대표. (사진=우리카드)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우리카드가 BC카드의 품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가맹점 결제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지난 2013년 우리은행 분사 이후 이어진 8년 이상의 고민을 마침내 훌훌 털어낸 것이다. 

우리카드의 진지한 고민은 김정기 대표 부임 후 급물살을 탔다. 김 대표의 화끈한 '골 결정력'이 우리카드의 본업 경쟁력을 배가시킬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비씨카드는 가장 큰 고객을 잃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우리카드, 내년 말까지 독자 시스템 구축 로드맵 도출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100% 자회사인 우리카드는 독자 가맹점 결제망 구축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지난 7월 관련 TFT 출범을 시작으로 250만개의 가맹점을 유치해 내년 말까지 독자적인 가맹점 체계를 완성한다는 로드맵을 도출해냈다. 

우리카드는 이번 독자 가맹점 결제망 구축을 통해 자체 카드 상품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상품 경쟁력을 한층 제고하고, 온라인이나 대형 유통 가맹점 마케팅을 확대해 고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또한 지급결제 산업의 다양한 변화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가맹점 데이터를 활용해 ▲초개인화 마케팅 ▲개인사업자CB ▲마이페이먼트 등 디지털 기반 신사업 기회를 확보하고, 우리은행 등 우리금융그룹 상품 연계판매로 그룹 시너지도 강화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우리카드의 독자 결제망 구축은 우리카드가 2013년 4월 우리은행으로부터 분사 설립된 이후 꾸준히 거론됐던 사안이다. 우리카드는 자체 결제망이 없어 비씨카드의 결제 네트워크를 빌려 쓰고 있다. 다만 지난 8년간 설왕설래 가볍게 논의된 사안이었다면, 올해부터는 급물살을 타 프로젝트 착수까지 일사천리로 결정됐다. 

우리카드의 BC카드 이탈/잔류 2가지 경우의 수는 업계에서도 큰 주목을 받아왔다. 우리카드에게 미래 전략상 뚜렷한 이점이 있어도 그에 수반하는 시간과 비용을 저울질하는 문제여서다. 이런 점에서 김정기 우리카드 대표가 회사의 본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 지속 성장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통'으로도 통한다. 우리은행 전신 상업은행 입사 후 영업기획팀 부부장 및 수석부부장, 전략기획부장, 개인영업전략부장을 거쳤다. 우리금융지주 사업관리부문 부사장 역임 당시에도 주요 자회사의 추진 사업과 성장전략을 꼼꼼히 챙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시장점유율 규모의 경제 도약할까...BC카드는 '빨간불'  

이에 따라 신한·KB국민·삼성·현대·하나·우리카드 등 7개 전업 카드사 모두 자사 결제망을 갖게 된다. 카드 발급과 거래승인, 매출전표 처리·대금 청구, 브랜드 관리, 신상품 서비스 개발, 가맹점 관리 등 업무를 대행한 BC카드 입장에서는 주요 회원사 이탈로 인한 타격이 점쳐지고 있다.

우리카드의 독자 가맹점 결제망 구축이 신용카드업 시장 점유율(MS) 기반 확대로 이어질 지도 주목된다. 국내 신용카드 시장은 업권 내 경쟁강도가 심해 개별사의 급격한 외형성장이 쉬운 과제는 아닌 것으로 평가 받는다. 

그럼에도 일정 수준 점유율 도달시 메리트가 크다는 평가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MS 15%선 이상이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 정부의 규제 관련 수익성 하방 압력에도 일정 수준 규모의 경제에 도달할 수 있는 기준선"이라며 "현재는 1~4위 카드사들이 부합한다는 평가"라고 설명했다. 

우리카드의 올해 상반기 기준 신용카드(일시불·할부) 이용실적 점유율은 9.44%로 7개 전업카드사 중 6위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가 21.03%로 1위, 삼성카드가 18.23%로 2위, KB국민카드 16.99%로 3위, 현대카드 16.72% 4위, 롯데카드 10.22% 5위, 하나카드 7.36% 7위였다.

현재 우리카드는 우리은행과의 협력 시너지 등에 기반해 체크카드 부문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등 신규 고객 기반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편 우리카드가 BC카드에서 벗어나 효율적인 카드업무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면서 향후 BC카드 실적에는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최근 KB국민카드가 BC카드만 주력하던 매입 업무를 시작한 것도 회원사 이탈 압력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거론돼 왔다.   

BC카드는 현재 지방은행, 증권사, 핀테크사 등 회원사에 결제망을 제공하고 얻는 매입수익이 대부분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BC카드의 올 상반기 기준 전체 영업수익(매출액) 중 매입업무 비중은 87.9%에 달한다. 카드업계에서는 이 중 우리카드 비중이 약 37%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독자 결제망 구축은 우리카드가 우리은행에서 분사한 2013년 이후 꾸준히 논의되었던 사안으로 최근에 구체화되며 본격 착수했다"면서 "해당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향후 고객 및 가맹점 대상 혜택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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