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품은 신세계… 롯데의 후속 카드는?
이베이 품은 신세계… 롯데의 후속 카드는?
  • 이시아 기자
  • 승인 2021.06.25 0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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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규모 확대와 경쟁력 향상 위한 M&A 지속 추진
플랫폼 간 합종연횡 가능성 시사
(사진=연합뉴스)
24일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 지분 80.1%를 약 3조4404억원에 인수하는 지분 양수도 계약(SPA)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이시아 기자] 신세계그룹이 롯데그룹을 제치고 이베이코리아 새 주인이 된 가운데, 롯데의 향후 이커머스 전략에 시선이 쏠린다. 단박에 이커머스 시장 선두 자리를 꿰찰 수 있었던 카드를 놓쳤기 때문에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

■ 신세계, 이베이코리아 3조4404억원에 인수 확정… 온라인 시장 2위 등극

24일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 지분 80.1%를 약 3조4404억원에 인수하는 지분 양수도 계약(SPA)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나머지 지분은 미국 이베이 본사가 그대로 보유하기로 했다. 양사는 한국은행에 제출한 외국환거래 관련 신고가 수리되는 즉시 거래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로 신세계는 단숨에 이커머스 2위 업체로 도약하게 됐다. 지난해 신세계 온라인 부문인 SSG닷컴의 거래액은 약 4조원, 시장점유율은 2.5% 수준이었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연간 거래액은 24조원, 시장점유율은 15%까지 늘어나 쿠팡을 제치게 됐다. 지난해 기준 이커머스 업체 거래액은 네이버가 27조원, 쿠팡이 22조원, 이베이코리아가 20조원이다. 국내 온라인 유통 업계는 신세계와 함께 네이버, 쿠팡 ‘3강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 운명 갈린 유통 라이벌 롯데-신세계

이에 시장에선 이커머스 시장에서 롯데의 설자리가 더욱 좁아질 것이란 전망과 함께 롯데쇼핑이 향후 어떤 생존전략을 구사할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4월 출범한 롯데온은 아직 시장에서 안착하지 못한 상태다.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는 지난해 거래액 7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했으나, 올 1분기에는 4.3% 성장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21%가량 성장한 것을 고려하면 성과는 부진하다.

롯데쇼핑은 지난 4월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출신 나영호 롯데온 대표를 영입하는 등 사업부진 타개를 위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신세계그룹과 함께 인수전의 막강한 승리 후보였던 롯데쇼핑은 시너지가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 아래 지난 16일 이베이 인수 포기를 공식화했다. 롯데쇼핑은 본입찰에서 3조원 초반대의 금액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단기간에 국내 상위 3위의 외형을 갖추지만, 단순 통합으로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은 아니고 시너지 창출을 위한 추가 투자가 필수적”이라며 “투자비와 소요 시간을 고려할 경우 기대했던 것보다 시너지 실현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은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롯데마트가 갖춘 신선식품 경쟁력을 자사몰 롯데온에 접목시켜 그로서리(식료품)를 강화하고, 롯데백화점이 가진 명품·패션·뷰티 분야의 경쟁력을 필두로 고객 수요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강 부회장은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도가 무산된 이후 “우리가 역량을 보유한 그로서리(식료품), 럭셔리, 패션·뷰티, 가전 카테고리에 특화한 전문 버티컬 플랫폼을 구축해 고객에게 명확한 방문의 이유를 제시하는 차별화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M&A 추진, 플랫폼 간 합종연횡 가능성 ‘솔솔‘

롯데가 다른 인수합병(M&A)으로 반전의 기회를 모색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 계획을 철회한 후 롯데쇼핑 강희태 부회장은 전자상거래 사업 규모 확대와 경쟁력 향상을 위한 M&A를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배달 앱 2위 요기요의 인수전에 뛰어들거나, 하반기 상장 예정인 티몬 인수를 재추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롯데쇼핑 측은 “요기요 역시 당사와의 시너지가 적은 것으로 판단해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티몬의 경우 아직 매물이 나오지 않아 언급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신세계에 맞설 대규모 합종연횡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SK텔레콤은 자회사로 11번가를 두고 있다. 실제 윤풍영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는 투자자·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투자설명회에서 “이베이코리아는 우리도 롯데도 (인수가) 어려워진 상황 같다”며 “7월쯤 아마존과 협업해 11번가 내 글로벌스토어를 오픈하고 하반기에 롯데·홈플러스와 여러 협력 방안을 오픈해 놓고 이야기하려 한다”며 동맹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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