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한국은행이 카카오페이와 같은 빅테크(거대 정보통신기업) 선불충전금은 금융기관 예금과 달리 예금자보호법의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이 해당 앱 등에 명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규 지급결제시스템인 오픈뱅킹공동망에 대한 안전장치 등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한국은행은 25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금융결제원 운영 지급결제시스템 정기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금융결제원 소액결제시스템(13개) 가운데 4개(어음교환시스템·타행환공동망·전자금융공동망·오픈뱅킹공동망) 금융시장인프라(FMI)를 대상으로 국제기준 준수 여부 등을 평가한 결과, 17개 원칙 가운데 11개가 '충족' 상태였다.
다만 나머지 6개 원칙은 '대체로 충족' 단계로 분류됐다. 특히 지난해 12월부터 빅테크 등 비(非)금융업자도 참여하고 있는 '오픈뱅킹공동망'의 결제불이행 대비 대응·운영 체계에 개선 여지가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특히 한은은 선불지급수단 발행 핀테크(금융기술) 기업의 앱 화면에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닌 선불충전액과 예금자 보호 대상인 금융기관 예금액이 모두 똑같이 '잔액'으로 표기돼 소비자가 선불충전금까지 보호를 받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선불충전금을 예금과 구분해 명확히 '충전금', '충전잔액' 등으로 표시하고, '선불충전금은 예금자보호법상 보호 대상에 포함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도 넣도록 오픈뱅킹공동망 운영자인 금융결제원에 권고했다.
아울러 한은은 금융결제원의 정책당국인 한은의 5개 책무도 스스로 점검했다.
FMI 감독·감시, FMI 정책 공개, PFMI(FMI 관련 원칙) 채택·적용 항목은 '충족' 평가를 받았지만, '감시 권한·자원 보유'와 '정책당국 간 상호협력' 항목은 '대체로 충족'으로 평가됐다.
반면 자료의 진위 확인, 사고예방 등을 위한 현장 조사, 개선 권고의 이행 강제력을 높일 수 있는 실효적 수단 등에 대한 법적 근거가 부족하고 정보공유, 업무협조 등을 위한 관계 당국 간 공식 협의 채널도 미흡하다고 한은은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