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북로 달린 5G자율주행차의 질문 '안전운전, 누가 더 잘하나...사람?자동차?'
강변북로 달린 5G자율주행차의 질문 '안전운전, 누가 더 잘하나...사람?자동차?'
  • 이재정 기자
  • 승인 2019.03.11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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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와 한양대 ACE Lab 공동 연구 자율주행차 시연
강변북로 등 서울 도심 8km구간 안전 주행 완료
11일 한양대학교 전자제어연구실 ‘ACE Lab'팀과 LG유플러스는 함께 5G 기반 자율주행 시연을 선보였다. 성수동 한강사업본부를 출발해 강변북로-영동대교-올림픽대로-성수대교를 거쳐 서울숲 공영주차장에 도착하는 약 8Km의 구간을 25분 동안 스스로 주행했다.(사진=LG유플러스)
11일 한양대학교 전자제어연구실 ‘ACE Lab'팀과 LG유플러스는 함께 5G 기반 자율주행 시연을 선보였다. 성수동 한강사업본부를 출발해 강변북로-영동대교-올림픽대로-성수대교를 거쳐 서울숲 공영주차장에 도착하는 약 8Km의 구간을 25분 동안 스스로 주행했다.(사진=LG유플러스)

[화이트페이퍼=이재정 기자] 자율주행차 A1이 강변북로에 진입했다. A1이라 이름지어진 자율주행차는 '자율주행 버튼'을 누르자 한강 수도 사업본부를 출발해 이윽고 강변북로로 접어들었다. 운전석에 탄 사람의 손과 발은 핸들, 가속, 제동 패달에서 떨어져 있었다. 탑승자들은 다만 이따금씩 한강 풍경을 즐기거나 AR글라스를 끼고 고화질 콘텐츠를 즐겼다. 이따금씩 모니터로 이동하는 자동차의 위치와 이동경로, 시스템 상태만 점검할 뿐이었다. A1 옆을 지나던 차의 승객들은 저절로 돌아가는 핸들을 신기하게 바라봤다. 차가 스스로 영동대교, 올림픽대로, 성수대교를 달리다가 서울숲 주차장으로 들어왔다. 진입하기, 차선 바꾸기도 알아서 척척 해냈다. 종일 차량이 많기로 유명한 서울 도심의 찻길 위에서.   

이는 미래를 배경으로 쓰인 소설 속 한 장면이 아니다. 차들로 붐비는 출근길 도로 위에서 '오늘'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11일 한양대학교 전자제어연구실 ‘ACE Lab'팀과 LG유플러스는 함께 5G 기반 자율주행 시연을 선보였다. 이는 '세계 최초 상용화'를 앞둔 5G망이 촘촘하게 구축된 도로에서 최초로 선보인 자율주행이란 점에서 뜻깊었다.  

한양대학교 종합기술연구원 건물 6층에서 간담회가 열리는 동안 자율주행차는 2인의 모니터요원과 나레이터, 체험에 참여한 기자를 태우고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성수동 한강사업본부를 출발해 강변북로-영동대교-올림픽대로-성수대교를 거쳐 서울숲 공영주차장에 도착하는 약 8Km의 구간을 25분 동안 스스로 주행했다. 주행하는 모습이 5G통신망을 통해 간담회장에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5G 자율주행차 ‘A1’이 서울 강변북로를 달리는 모습(사진=LG유플러스)
5G 자율주행차 ‘A1’이 서울 강변북로를 달리는 모습(사진=LG유플러스)

'최초' 타이틀 포인트1 '세계 최초 5G 상용화' 

자율주행차 시연은 처음이 아니다. 하루이틀 있었던 일도 아니다. 국내에서도 KT와 SKT가 각각 평창과 시흥 등지에서 5G 이동통신 기술 기반의 자율주행차 시연을 진행한 바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시연이 기존 주행과 다른점은 5G상용화를 앞두고 기지국을 증축해 통신망 그물을 촘촘하게 짠 상태에서 주행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시연만을 위한 일시적이고 인위적인 환경이 아닌 일상에 구현한 5G 환경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자율주행인 셈이다. 

성수대교 북단에 들어선 A1은 관제센터에서 5G망을 통해 목적지 주변의 사고 정보를 전달하자 당초 진입 예정이었던 서울숲 북측 입구 대신 동쪽 입구를 통해 서울숲 공영주차장으로 들어섰다. 스스로 주행 경로를 변경한 것이다.

이는 5G이동통신망을 통해 관제탑과 자율주행차가 다이나믹 정밀지도, 차의 위치 정보, 도로 상황 등을 주고 받음으로써 가능한 기술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자율주행차가 대중화 되면 각각의 차량들이 감지하는 현장 교통 정보를 관제센터에 전송하고, 관제센터에서는 이를 기반으로 다시 각 자동차에 최적 주행 경로를 실시간으로 내려줘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돕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플러스 측은 “특히 수십•수백 만대의 차량과 대용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 받기 위해서는 ‘데이터 고속도로’라 할 수 있는 5G 통신망이 필수적이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5G이통망은 초고속, 저지연, 초연결 기술로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린다고 설명했다.

초고속 저지연은 안전에 있어서 핵심적으로 기여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에 따르면 기존 LTE기반 GPS시스템에서는 연구실에서 측정할 시 50~100미리섹터까지 속도 지연이 일어나 고속도로에서 100키로로 달리는 자동차의 위치 정보가 수십미터까지 오차가 난다. 급제동이 필요한 지점에서 GPS는 수십미터나 더 간 뒤에 급제동을 지시한다면 이는 엄청난 위험으로 작용한다. 

더구나 자율주행차가 달리는 실제 환경의 통신 상황에서는 연구실보다 더 큰 규모의 지연이 일어날 수 있다. 반면 5G 환경에서는 1~5미리섹터까지 지연을  줄여 차량 위치 오차가 2.8센티미터까지 줄어들었다. 위험한 상황에 즉시로 반응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한양대 연구팀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A1 주행 시연의 '세계 최초' 타이틀은 결국 5G 상용화 '세계 최초'에 따른 결실인 셈이다.  

'최초' 타이틀 포인트2 '서울 교통' 학습한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기술의 세계적 권위자인 한양대학교 ACE Lab팀 수장 선우명호 교수는 A1이 '복잡한 서울 도심 속 도로'에서 최장거리인 8Km구간을 달렸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선우 교수에 따르면 구글은 2010년 이미 첫 자율주행차 시연을 선보인 뒤 수익 사업으로 연결시켜 웨이모(Waymo)사를 설립했다. 구글이 선보인 자율주행차 반딧불(Firefly) 모델의 경우 차내에 운전대, 가속패달, 제동패달이 아예 없고 모니터 하나만 있다. 목적지만 입력하면 차가 알아서 목적지까지 주행한다. 지난해 12월부터 웨이모사는 벌써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시범사업으로 자율주행 택시 운행에 들어갔다. 12Km 구간에서 제한적으로 운영중이긴 하지만 수익을 목적으로 약 10년에 걸쳐 연구를 지속해왔고 지난해엔 크라이슬러 차량 6만대 이상을 주문했다. 

선우명호 교수는 "이처럼 표면적인 성과만 보면 국내 자율주행차의 기술이 한참 뒤진듯 보이지만 피닉스시와 서울의 교통 환경은 차원이 다르다. 웨이모가 시범사업중인 주행지역은 바둑판처럼 정돈돼 있지만 서울은 도시 구획과 도로가 불규칙해 자율주행 성공 자체에 고도의 기술을 요한다"고 설명했다.

A1은 이처럼 복잡한 서울 교통 환경 속에서 병목구간합류, 차선변경, 끼어들기를 무리없이 수행했다. 정체 구간에서는 주변차량들과 일정 간격을 유지하는 자율적차량제어 기술력을 뽐냈다. 앞•뒤 차량은 종방향 제어, 좌•우 차량은 횡방향 제어를 통해 주행의 안정성을 높였다.

연구팀은 이처럼 교통 상황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능력이 ‘인공지능(AI) 기반 주행 환경 인식’ 능력의 진화상을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이는 차량에 장착된 라이다(Lidar), 카메라, 레이다(Radar) 등 다양한 센서 정보를 통해 주변 상황을 인지하고, 미래 상황을 예측해 주행 위험도를 판단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자체 연구한 A1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실시간 상황 인식율이 98~99%까지 완성됐다고 자평했다. 

선우명호 교수는 서울은 물론 우리나라 각 지방마다 신호등, 교통표지판, 차선 등도 매우 다이나믹하고 도로 정책이 다양해 국내에서 자율주행이 상용화된다는 건 역으로는 인공지능 기술의 진화와 엄청난 양의 정보를 수집했다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CE Lab은 자체 개발한 ‘딥러닝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이 자율주행차 분야의 ‘알파고’와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체험 참가자가 AR글라스를 끼고 자율주행중인 A1안에서 고화질 동영상 콘텐츠를 즐기는 모습(사진=화이트페이퍼)
체험 참가자가 AR글라스를 끼고 자율주행중인 A1안에서 고화질 동영상 콘텐츠를 즐기는 모습(사진=화이트페이퍼)

사업화, 상용화 과제는 '인공지능'과 '5G인프라' 

이날의 화두는 단연 '자율주행기술의 안전성 어디까지 왔는가'로 집중됐다. 

선우명호 교수는 “5G 자율주행차는 교통체증 해소, 안전사고 예방 등 사회적 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기술의 집약체이다”라며 자동차의 센서 기술 등은 이미 고도화 돼있다고 밝혔다. 

선우 교수는 전세계 자율주행차 현황을 설명하기에 앞서 교통사고 현황부터 소개했다. 선우 교수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연간 130만명 정도가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고 있다. 전체 사고 중 운전자 부주의에 의한 사고는 90%에 달한다. 이에 여러 국가들이 '기술'로 사고를 예방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어린이보호구역 등 속도를 낮춰야 하는 구역에서 차가 자동으로 멈추는 '자동비상정지(AEB) 규제'등이 대표적인 예다. 결국 자율주행자동차의 기술 진보는 '사람 운전자와 AI(인공지능) 자동차, 누가 더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가'라는 화두로 이어질 전망이다.

연구팀은 결국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은 자동차 자체 기술의 진보와 함께 5G통신망 인프라가 탄탄하게 구축될 때 획기적인 향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ACE LAB연구원 조성진 박사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자율주행차에 직접 시승하면서 느낀점은 결국 안전성을 높이는 기술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면서 "안전성 향상의 최대 과제는 결국 통신 인프라의 발전이다"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이번 시연에서는 관제탑과의 실시간 정보 교환에 필수적인 V2X등의 기술은 적용되지 않았지만 지속적인 연구와 5G망 확장을 통해 실현해갈 계획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욕심내지 않을 것이다. 자동차 업체나 학계 연구팀 등 여러 주체들과의 오픈 협력을 통해 자율주행기술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에 앞서 한양대학교 HIT관 건물 앞에 정차해 있는 'A1' (사진=화이트페이퍼)
자율주행에 앞서 한양대학교 HIT관 건물 앞에 정차해 있는 'A1' (사진=화이트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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