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과감한 조직혁신’...같은 공간서 나이도 계급장도 뗀다
최태원 ‘과감한 조직혁신’...같은 공간서 나이도 계급장도 뗀다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2.15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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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최초 임원 직급 폐지...탈(脫)수직적 구조 표방"
"SK본사를 필두로 '공유 좌석제' 속속 도입...의사소통·협업 유리"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구성원 모두가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켜야 진정한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이 나타난다"고 재차 강조해왔다.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구성원 모두가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켜야 진정한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이 나타난다"고 재차 강조해왔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과감한 실험을 통해 조직 문화에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SK그룹이 임직원들의 직급을 폐지해 수평적인 기업문화 확산에 공을 들이는 있다. 단순한 사무공간에도 변화를 줘 엄격하고 경직된 조직 문화를 적극 개선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행보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외쳐온 최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최 회장은 "구성원 모두가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켜야 진정한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이 나타난다"고 재차 강조해왔다.

■ SK그룹, 임직원 간 직급 허문다...“직급, 연차보단 역량에 중점”

최근 SK그룹은 직원 뿐 아니라 임원들까지 직급 폐지 방안을 추진하면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몸소 실천하는 모양새다.

SK그룹은 오는 7월부터 부사장, 전무, 상무 등의 임원 호칭을 폐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임원들은 모두 동급의 임원으로 간주하고 호칭도 본부장이나 실장 등 직책으로만 불리게 된다.

국내 주요 대기업 중 임원 직급을 통일시킨 것은 SK그룹이 최초다. 이는 수직적인 조직 체계에서 벗어나 개개인의 역량 발휘와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꾀하기 위함이다.

이미 SK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은 호칭과 직급을 단순화 시키고, 팀 조직의 경계를 없애면서 기존의 경직된 조직 구조를 허물고 있는 모습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월부터 매니저, 팀장, 실장 등의 기존 호칭을 ‘님’으로 통일했다. 사내 호칭 변경은 지난 2006년 직원 호칭을 ‘매니저’로 통일한 이후 12년 만으로, 팀장과 임원은 매니저 호칭에서 제외됐던 것을 작년부터 전사로 확대했다.

SK하이닉스는 연초부터 조직 내 소통강화를 위해 올해부터 기술사무직 전 직원의 호칭을 TL(Technical Leader)로 통일했다. 기존 사원, 선임, 책임, 수석 등으로 이뤄졌던 4단계의 직급 호칭을 없애기로 한 것이다.

올해 우수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한 정년 폐지도 시행한다. 실력 있는 엔지니어라면, 60세를 넘더라도 계속 근무할 수 있다. 기존의 조직체계에 얽매이긴 보단 임직원들의 역량과 전문성에 중점을 두고 조직을 유연하게 이끌겠다는 취지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부터 팀장 직책을 없애고 프로젝트별 소규모 팀을 구성해 업무를 수행하는 ‘애자일(agile) 시스템’을 전사적으로 도입했다. 부서 간의 경계를 허물고 의사결정 구조를 보다 단순화시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러한 형태의 조직은 구글, 아마존, 넷플릭스 등 글로벌 IT기업에서 도입되면서 변화의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기회는 직급과 연차가 아닌 역량 있는 인재에게 주어져야 하는 것”이라며 “보다 유연하고 자유로운 조직 문화에 업무역량이 보다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SK 본사 등 속속 ‘공유좌석제’ 도입...“소통·협업 분위기 조성”

SK그룹은 사무공간에서의 ‘일하는 방식의 혁신’도 추구하고 있다. 사무실의 지정 좌석과 칸막이를 없애 자유로운 업무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현재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SK본사 서린빌딩은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올 하반기 공사를 완료하는 서린빌딩은 임원을 제외한 팀장급 이하 전 직원이 지정좌석 없이 자유롭게 자리를 선택해 앉을 수 있는 개방형 오피스로 탈바꿈된다.

이처럼 본사 건물에 통째로 ‘공유오피스’ 개념을 도입한 것은 SK그룹이 국내 대기업 중 최초다.

그 외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 C&C 등의 주요 계열사들도 ‘공유 좌석제'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7년 12월 경기도 이천 본사 일부 부서에 공유좌석제를 도입했으며, 최근에는 미래기술연구원, D램 개발사업 등 다른 부서로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SK㈜ C&C도 지난해 5월 분당 사옥의 4개 층에 공유좌석제를 시행했다

특히, SK텔레콤은 지난 13일 ‘5G 스마트 오피스’도 공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5G 스마트 오피스는 5G통신사의 위상에 걸맞게 새로운 ICT 기술을 접목시킨 게 특징이다. 임원실과 고정석, 케이블, 칸막이 등을 없애 개인이 점유하는 것을 줄이고 다수가 협업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꾸려졌다.

SK그룹 한 관계자는 “공유좌석제 도입 이후, 파티션과 고정 좌석이 사라지면서 구성원 간 친밀감도 높아지고 소통과 협업하는 분위기가 더욱 활발해졌다”며 “긍정적인 반응이 다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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