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의 '지도 재능' 받은 막내 딸
김정호의 '지도 재능' 받은 막내 딸
  • 김지숙 시민기자
  • 승인 2011.02.1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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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만일 김정호가 옥에 갇혀 죽었다면 '대동여지도'는 금서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인쇄본과 판목이 많이 남아 있다. 또한 김정호를 도운 최한기, 최성환, 신헌 등은 아무런 탄압을 받지 않았다. 김정호의 옥사설은 1939년 일제가 발행한 '조선어독본'에 처음 나온다. '김정호가 '대동여지도'를 만들었지만 어리석은 조선은 가치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러나 일본은 그 가치를 알아보았다. 조선 조정 대신 일본의 지배를 받으니 얼마나 행복한가.' 침략을 정당화 하기 위해 이런 옥사설까지 퍼뜨린 것이다. (본문13p)

김정호는 '대동여지도'를 그려내며 시대를 앞선 인물로 알려져있다. 그런데 실제로 그의 인생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많지 않다.

이 책 <김정호>(아이세움,2010)는 역사가 기록하지 않은 인물인 김정호가 어떻게 살았는지. 어떻게 지도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그가 '대동여지도'에 담고자 했던 꿈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김정호의 일생뿐만 아니라 당시 조선 시대의 시대적 요소들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서, 역사적 배경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음의 가족사에 대한 이야기는 마음에 남는다.

[세월은 어김없이 흘러 김정호의 나이도 마흔 살을 훌쩍 넘었다. 얼굴에는 굵은 주름이 패였고, 머리도 반쯤 허옇게 셌다. 김정호는 나이보다 훨씬 늙어 보였다. 환갑 넘은 할아버지로 보는 사람도 많았다. 이렇게 늙어버린 것은 집안이 무너져 내린 뒤부터였다. 돌림병이 돌더니 늦둥이 막내딸이 쓰러져 시름시름 앓았다. 건장하던 다른 아이들도 쓰러지고 아내마저 몸져 누웠다. 시름시름 앓던 아내와 아이들이 며칠도 안돼 유명을 달리했다. 막내딸은 목숨은 겨우 건졌지만, 후유증 탓인지 다리를 심하게 절었다.](본문98p)

김정호의 막내딸은 그의 재주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새로운 지도가 들어오면 막내딸에게 베끼도록 했다. 그런데 그 손재주가 빼어나 김정호가 그렸는지, 막내딸이 그렸는지 분간하기 힘들만큼 되었다. 나중에는 지도는 막내딸이 그리고 김정호는 각종 정보를 더해 추가 하는 식으로 일을 했다.

김정호의 꿈은 '대동여지도'에 담겨있다. 이 땅을 가장 정확하고 풍부하게 담아 낸 지도, 보고자 하는 이는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지도. 이 책을 통해 역사가 잊은 외로운 지도꾼 김정호를 만날 수 있다.

[김지숙 시민기자, arkj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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