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가지 표정의 인도 이야기
천가지 표정의 인도 이야기
  • 김현선 시민기자
  • 승인 2011.02.16 15: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데일리] "인도는 천 가지 표정이 있는 곳입니다. 워낙 다양한 모습들이 있는 곳이고 오지도 많기 때문이지요. 30번 넘게 가 봤지만 인도는 갈 때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오지 여행 전문가 천진희씨의 말이다. 천 가지 표정이 있는 나라 인도! 이 말만큼 인도를 적절하게 표현한 말은 없을 것이다. 넓은 국토와 그 넓이만큼 다양한 문화와 종교, 인종을 가진 나라 인도! 그러나 같은 아시아권에 속하면서도 인도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단편적이고 빈약하기 그지없다. <천 가지 표정이 있는 인도 이야기>(아이세움,2010)는 인도의 과거와 오늘을 살아가는 인도인의 모습을 다양한 측면에서 조망했다.

책은 총 6부로 나누어 인도인의 삶을 구석구석 보여준다. 흥미로운 것은 카스트 제도의 변화이다. 인도 헌법은 기본적으로 모든 인도인이 평등하고, 출생 배경에 때문에 차별 받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아직도 농촌에는 여전히 신분 차별이 남아있지만, 인도 도시에서는 직업을 가지고 신분의 고하를 따지지 않게 되었다.

옛날에는 다른 신분들에게 봉사해야 했던 계급도 자유롭게 공부하고, 장사할 수 있다. 더럽다고 피하던 가죽공 가문이 지금은 유명한 가죽 제품 전문 기업이 되거나, 정육점 주인은 대형 상점의 사장이 되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반면 신분 때문에 각종 특혜를 누리던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대접 받기는 힘든 세상이 되었다. 브라만도 먹고 살기 위해선 농사일, 청소, 심지어 화장실 청소라도 할 수 밖에 없다. 왕족이었던 크샤트리아의 생활도 브라만과 별 다르지 않다.

수적으로는 힌두교도가 가장 많고, 불교의 발상지이기도 한 인도의 국교는 무엇일까? 힌두교 아니면, 불교? 그러나 두 종교 모두 국교는 아니다. 인도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나라다.

불교가 인도에서 생겨났지만, 불교 신자는 1%가 채 안 된다. 이 의문은 인도인 절대 다수의 종교인 힌두교에서 찾을 수 있다. 힌두교는 섬기는 신도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고, 누가 종교를 세웠는지 알려지지도 않았다. 인도인들은 그날그날 필요에 따라 신을 섬긴다. 시험을 치를 때는 생각의 힘과 외우는 힘을 주는 코끼리 머리의 신 가네쉬나, 배움의 기쁨을 선사하는 사비트리 여신에게 기도를 드린다.

힌두교는 그 어떤 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 어떤 경전을 읽고, 어떤 스승을 따르건, 어떤 신을 섬겨도 상관이 없다. 다만, 눈에 보이지 않지만 세상을 움직이는 데는 어떤 힘이 있으며, 전생의 업보와 환생을 믿는다. 또한 하늘의 신들이 인간세계를 정의롭게 하기 위해 필요할 때마다 아바타로 땅에 내려온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힌두교는 불교의 석가모니마저도 힌두교 신 비슈누의 한 아바타로 끌어안았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세상을 움직이는 데는 어떤 힘이 있다는 믿음은 아무것도 없음을 표현하는 방법인 ‘0’의 탄생을 가져왔다. 다양한 언어, 다양한 인종, 다양한 종교, 수억의 인구조차도 하나로 끌어안을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사고방식 덕분이다. 마치 하나의 몸뚱이에 천 개의 얼굴이 달린 것처럼. 이런 포용성은 인도의 정체성이자, 수천 년 동안 인도를 지탱하게 한 힘이다.

오늘날, 인도는 다양성을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힘을 기반으로 세계로 도약하고 있다. 다양한 언어를 배우는 환경 덕에 영어를 끌어안고, 아이티(IT) 강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경제 성장성도 놀라워서, 경제 도시 뭄바이에는 고층 빌딩들이 즐비하다.

이 책은 인도의 어제와 오늘을 살아가는 인도인의 생생한 모습을 가감 없이 다룬 것이 특색이다. 기존의 아동 출판물이 인도 어린이의 인권과 대략적인 모습을 다룬 것과 비교된다. 저자 이재숙의 바람처럼 인도인이 이룩한 철학과 종교, 문화의 모습을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다. 글로벌 ․ 다문화 시대의 아이들은 우리와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지구촌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에게 다른 문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는 필수다. "알면 곧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참으로 보게 된다.” 는 말이 생각난다.

 

북데일리아이디: armas0104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