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E] 서평, 3단계로 나눠 쓰면 ‘뚝딱’
[BIE] 서평, 3단계로 나눠 쓰면 ‘뚝딱’
  • 임정섭 북데일리 대표
  • 승인 2011.02.06 23: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데일리] ‘홍길동은 대단하다. 용감하게 악당을 물리쳤다. 나도 크면 의적이 되겠다. 정말 신나는 일이다.’

아이가 쓴 독후감 중 간추린 내용입니다. 녀석은 노트 한 장을 다 채운 적이 없습니다. 겨우 1/3정도 쓰고 맙니다. 어떡하면 좋나요?

한 엄마의 하소연이다. 아마 아이(특히 아들) 가진 부모라면 대개 공감할 내용이다. 대체 어떻게 하면 이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까.

책을 읽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글쓰는 행위를 독후감(혹은 감상문)이나 서평이라 한다. ‘독후’의 느낌이나 생각을 적은 글이다. 서평은 말 그대로 책의 좋고 나쁨, 옳고 그름을 평가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 두 개의 명칭이 글쓰기를 가로막는다! 우리는 보통 글을 읽고 소감을 쓰라고 배웠다. 국어 책에 보면 주어진 지문 아래 ‘소감쓰기‘가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한 번 생각해보자. 소감 쓰기가 쉬운가? 딱 잘라 말해 어렵다. 부모나 선생을 포함해 누구나 그렇다. 특히 글을 못 쓰는 이들에겐 곤혹스런 부분이다.

책을 평하는 일은 더 난망하다. 책의 좋고 나쁨에 대해 쓰려면 책을 잘 알아야 하고 ‘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지식과 안목 없이 평가를 하는 일은 가당치도 않고 위험하다. 따라서 서평 역시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다. 결론적으로 독후감과 서평은 ‘쓰는 행위’를 독려하지만 실제론 쓰기를 제약한다. 기막힌 역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는 책 <글쓰기훈련소>를 통해 ‘포인트(POINT) 글쓰기‘를 제안했다. 서평을 쓸 때 ’배경, 내용, 소감‘ 형식을 사용하자는 것이다. 말하자면 서평의 구조다.

1. 배경(Information) : 서지정보(저자, 출판사, 연도). 책에 대한 배경정보(저자가 책을 지은 까닭, 책이 나오게 된 배경. 비슷한 유형의 다른 책 등). 저자에 대한 정보(지은이의 다른 책).
2. 내용(Outline) : 책의 줄거리(동화, 이야기 책 혹은 소설책) 혹은 핵심내용.
3. 소감(Thought) : 책을 읽고 난 뒤의 느낌, 생각, 의견, 평가.

이 세 가지는 독후감이나 서평의 필수 요소다. 이 책은 누가 썼으며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다, 주요 줄거리는 다음과 같고, 그에 대한 소감은 이렇다, 라는 식이다. 그럼 된 것 아닌가?

그런데 일각에선 줄거리 쓰기에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낸다. 소감 대신, 줄거리만 나열하는 부작용 때문이다. 하지만 글을 못 쓰는 이들은 소감쓰기가 어렵고, 따라서 줄거리라도 쓰는 행위가 필요하지 않을까? 더구나 줄거리 쓰기는 대단한 글쓰기 방법 중 하나다. 어떤 책을 읽고 개요를 일목요연하게 풀어내는 일은 출중한 능력이다. 앞에서 말한 대로 소감쓰기는 글의 보석이지만, 줄거리라는 들러리가 있어야 비로소 빛이 난다.

‘배경’ 역시 매우 중요한 요소다. 모든 글엔 이 정보가 들어가야 한다. 자료의 출처나 행위의 발생 현장을 밝히는 일이다. 이는 일기에서도 필수적이다. 예컨대 자녀 한 명이 친구 생일잔치에 갔다 온 후 글을 쓴다고 하자. 어떤 요소가 들어갈 것인가. 질문을 던져보면, 아마 다음과 같을 것이다.

누구 생일이었니? / 그 친구 집은 어디니? / 몇 명이 모였니? / 무슨 음식을 먹었니? / 다른 친구는 무슨 선물을 사가지고 왔대? / 무얼 하고 놀았니? / 재미있었니? / 너 생일 땐 어디서 뭘 먹으면 좋겠니?

이 중 ‘소감’에 해당하는 질문은 어떤 것인가? 마지막 두 개다. 나머지는 배경과 내용을 구성한다. 서평 역시 마찬가지다.

아이의 글이 짧다고 푸념하는 엄마의 경우로 돌아가 보자. 노트의 1/3을 소감으로 채웠다면 훌륭한 아이다. 나머지 부분은 배경과 ‘줄거리’로 넣으면 된다. 그래도 모자라면? 추가해야할 요소가 더 있다.

 *BIE(Book In Education, 책활용교육,) : 지식과 정보, 삶의 지혜가 가득 찬 책을 할용, 다양한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