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신을 다하면...'피아노의 기적'
혼신을 다하면...'피아노의 기적'
  • 김현선
  • 승인 2010.12.23 1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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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일본 애니메이션 ‘피아노의 숲’은 어려서부터 피아노 치기를 강요당해 더 이상 피아노를 사랑하지 않게 된 소년 아마미야 슈헤이와 악보는 읽을 수 없지만 피아노 치기를 즐기는 소년 이치노세 카이와의 우정과 갈등을 다룬 영화이다. 이 영화는 말한다. 의무감에서 열심히 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성장’ 그림책이란 부제가 붙은 <피아노를 쳐 줄게>(사계절. 2010)는 특정 분야를 잘하는 것보다 사랑하고 즐기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알려준다.

이 책은 단 한 사람을 위한 연주일지라도 사막을 숲으로 바꿀 수 있는 기적의 순간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캐시는 피아노 모양의 음악상자를 제일 좋아한다. 그 상자를 어찌나 좋아했던지 엄마는 캐시에게 진짜 피아노를 사 준다. 다 자란 가문비나무로 만든 피아노이다. 캐시는 남동생보다 피아노를 더 아낀다.

피아노를 배우게 된 캐시는 재능을 인정받는다. 선생님과 엄마는 아이를 피아노 연주회에 내보내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연주회를 준비하면서 캐시의 즐거운 음악 시간을 점점 짧아진다.

연주회 당일, 캐시는 긴장과 두려움으로 곡을 마치지 못한 채 무대에서 내려왔다. 그 일로 상처받은 캐시는 피아노를 치지 않았다. 그 소중했던 피아노는 이젠 탁자가 돼 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동생이 지독한 열 감기에 걸렸다. 캐시는 책과 잡동사니에 파묻힌 피아노 뚜껑을 열었다.

 “울지 마, 누나가 피아노 쳐 줄게!”

피아노 소리는 아름다웠다. 그러자 작품의 무대가 숲속으로 바뀌었다. 작가는 동생의 아픔을 달래줄 간절한 마음에서 시작된 연주를 아름답고 신비로운 가문비나무 숲속으로 표현하였다. 첫 연주회 때와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관객들로 꽉 찬 당시의 연주회장은 막막한 사막으로 표현되었기 때문이다.

작가는 마음이 담긴 연주회의 감동과 매력은 사막을 아름다운 숲으로 바꿀 수 있다고 전한다. 또한 캐시를 통해 꿈은 사람들의 평가로 이루어지지 않음을 넌지시 암시한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어른이 보기엔 재미없는 일인데, 아이들은 눈을 반짝이며 노는 경우를 종종 본다. 스스로 좋아서 하는 일은 더 그렇다. 따라서 스스로 뭔가를 하게 하는 동기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부모의 지나친 기대와 욕심을 버려야 한다. 묵묵히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는 일, 그것이 부모와 아이를 살리는 길이다. 6세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읽을 책.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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