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가 이혼할 뻔한 부부
책을 읽다가 이혼할 뻔한 부부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8.02.23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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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다가 이혼할 뻔> 엔조 도, 다나베 세이아 지음 | 박제이, 구수영 옮김 | 정은문고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책 읽다가 이혼할 뻔한 부부가 있다. 일본 아쿠타가와상 수상작가인 남편 엔조 도와 일본호러소설대상 수상작가인 아내 다나베 세이아다. 둘 다 작가인데 어쩌다 책 읽기가 이혼의 매개가 되었을까.

그 과정과 사연이 <책 읽다가 이혼할 뻔>(정은문고.2018)에 담겼다. 추천서를 읽으면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란 기대에 부부 작가는 번갈아 가며 책 한 권씩 상대에게 소개했고 추천받은 책을 읽고 감상문을 썼다. 책은 그 에세이를 엮은 서평 모음집이다.

그런데 교환 독서가 거듭될수록 점점 부부 관계에 적신호가 켜졌다. 성격만큼 독서 취향이 전혀 다른 부부는 서로를 향한 이해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았다. 남편은 주로 물리나 수학, 요리책, 컴퓨터 관련 전문서를 즐겨 읽지만, 아내는 괴담이나 요괴 같은 책을 즐긴다.

또 남편은 연재를 시작한 김에 다이어트 기록도 함께 시도할 정도로 꼼꼼하였지만 아내는 필명이 청개구리일 정도로 엉뚱하다. 교환 독서는 어느새 소리 없는 격투가 되고 연재를 하면 할수록 부부 사이는 악화한다.

40편의 글에 등장하는 책이 일본 서적이라 공감의 폭이 좁은 건 사실이지만, 서로의 입장에서 상대에게 자신의 취향과 생각을 관철하려는 부부가 겪는 크고 작은 감정선은 우리와 다르지 않다. 부부란, 아무리 오래 함께해도 까고 까도 계속 나오는 양파 같은 존재이지 않은가. 부부 작가의 아슬아슬한 지적 격투를 보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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