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의 청혼 거절한 신데렐라
왕자의 청혼 거절한 신데렐라
  • 서유경 시민기자
  • 승인 2010.11.28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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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동화 상상력 넣어 재구성...사고 확장 도움

[북데일리]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신데렐라’ 등 동화 속 공주들은 언제나 왕자님의 도움을 받는다. 한결같이 아름답고 행복하게 오래 살았다고 끝을 맺는다. <신데렐라 - 유리구두가 아니어도 괜찮아>(타임주니어, 2010)는 일반 동화와는 다르게 3단계의 구성을 지녔다. 첫 번째는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의 내용, 두 번째는 새로운 동화가 탄생한다. 신데렐라가 새엄마와 이복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는 틀은 같다. 새엄마와 이복 언니들은 다이어트와 성형에 빠진 모습으로 그렸다.

 아름다운 미모를 유지하고 싶은 새엄마의 욕망과 건강을 해지며 다이어트를 하는 이복 자매들과 달리 신데렐라는 열두 살까지 이름이 없는 아이였다. ‘재투성이’란 뜻의 ‘신데랄라’도 이복 자매들이 붙여준 것이다. 관심과 사랑의 존재가 아닌 무관심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해외로 나간 아빠는 돈을 버는 기계로 전락해 버린 모습이다. 동화의 내용을 심각한 사회 문제와 연결시킨다.

 무도회가 열리고 신데렐라는 손수 드레스를 만든다. 돌아가신 엄마가 등장해 신데렐라를 도와주려 하지만 신데렐라는 자신이 만든 드레스를 고집한다. 왕자와 춤을 추는 부분도 동화와 다르다. 왕자가 아닌 신데렐라가 춤을 주도하고 신나게 즐긴다. 그렇다면 유리구두의 주인을 찾는 과정은 어떨까. 동화에선 구두가 꼭 맞는 사람은 신데렐라 한 사람뿐이다. 세상에 발 크기가 같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잊고 있었던 것이다.

 왕자의 청혼을 신데렐라는 단번에 거절하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자 한다. 왕비가 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옷을 만드는 일을 선택한다.  “지금 제가 원하는 걸, 이루어 줄 수 있는 사람은 저 자신뿐이예요.!”  p. 82

 ‘유리구두가 아니어도 괜찮아’라는 부제처럼 신데렐라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유리구두만이 아니다. 마지막 단계는 스스로 생각하기다. 책을 읽고 문제를 제기하고 자신의 생각을 토론하는 부분으로 가령,이렇다. 신데렐라가 새엄마가 시키는 대로 집안일을 묵묵히 해낸 이유는 뭘까. 신데렐라는 청소, 빨래 집안 일을 잘 해냈다. 중요한 점은 잘해냈다는 게 좋아했다는 뜻이 아니라는 점이다.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책이다. 여럿이 읽고 책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며 사고력을 키우는데 아주 좋은 책이라 하겠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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