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부지 애완견의 흐뭇한 성장기
철부지 애완견의 흐뭇한 성장기
  • 하수나 기자
  • 승인 2009.02.10 1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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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소녀의 안내견과 갈등...따뜻한 화해

[북데일리]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의 삶을 독특한 시선으로 그린 동화가 출간됐다. 네덜란드 작가  카트 브랑켄이 쓴 <대장은 나야>(2009, 시공주니어)는 시각장애인과 개의 우정에 초점을 맞춰 그리고 있는 여타의 작품들과 달리 일반 강아지의 눈을 통해 본 시각장애인과 세상의 단편을 흥미롭게 담아내고 있다.

간결한 문체와 따뜻한 유머, 적절한 반전의 묘미가 어우러진 <대장은 나야>는 이미 네덜란드 '실버른 그리펠상'(2005년)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주인의 넘버원 애완견이라는 이유로 뭐든지 제멋대로인 개 셰피가 주인공. 닥스훈트 셰피는 숲에 버려진 자신을 거둬준 주인 엠마를 매우 사랑하지만 언제나 엠마에게 바라는 것이 많은 철부지 애완견이다.

어느날, 셰피에게 경쟁자인 '안내견'이 등장한다. 철든 행동을 하는 셰퍼드 알렉스는 그녀가 가는 곳마다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특권을 누린다. 심지어 학교에도 따라가고 잠도 같이 잔다. 생김새부터 다른 알렉스가 눈에 거슬린 셰피는 그를 '왕재수'라 부르며 쫓아내지 못해 안달한다.

'알렉스는 아부쟁이야. 그건 분명해. 녀석은 엠마와 친해지려고 뭐든 다 하잖아. 심지어 산책을 할 때도 옆에 찰싹 붙어 다녀. 목줄도 안 해. 재수 없어! 아부쟁이.' (본문 중)

알렉스에게 호감을 느끼는 다른 닥스훈트들에게 알렉스를 모함하면서 편견을 심으려고 한다. 셰피의 이런 모습은 다르다는 이유로 친구를 무조건 경계하고 따돌리는 우리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결국 이런 셰피의 이기적인 행동은 엠마를 다치게 하는 불행을 낳는다.

셰피는 엠마를 다치게 하고 나서야 그녀가 시각장애인이고 알렉스가 안내견이란 사실을 깨닫는다. 그제야 셰피는 비로소 자신의 이기적인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고 알렉스를 친구로 받아들인다. 자기중심적인 애완견 셰피가 질투를 느끼고 새로운 친구를 받아들이며 한뼘 성장하는 과정은 시각 장애 소녀 엠마가 장애를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과정과 맞물리면서 긴장감과 가슴 따뜻한 감동을 준다. 어리석은 편견으로 인해 소중한 우정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기회가 될 듯.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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