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의 지능은 침팬지 수준?
까마귀의 지능은 침팬지 수준?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12.08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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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대가리'는 잘못된 표현...상식에 허 찌르는 책

‘구더기 같은 놈, 새대가리, 개만도 못한 놈’

[북데일리] 욕할 때 흔히 쓰는 표현이다. 모두 사람과는 달리 뭔가 모자라고 어리석다는 뜻이다.

만약 구더기와 새, 개가 이 말을 들으면? ‘억울하다‘고 도리질 칠 터다. 그들은 생각 외로 똑똑하기 때문이다. 신간 <수족관 속의 아인슈타인>(열대림. 2008)에서 이들의 억울한 사연을 들어볼 수 있다.

▲구더기

구더기는 작다. 꼬물거리는 녀석을 보면 드는 생각. 뇌가 있기는 한 걸까? 있다. 작지만 제법 영특한 뇌다.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의 생물학 실험센터의 생물학자 베르트람 게르버는 이런 실험을 했다.

먼저 구더기들에게 기분 좋은 환경을 제공했다. 설탕물이 있는 접시로, 달콤한 바나나 향기가 나는 그릇을 같이 놔뒀다. 5분 후에 구더기는 정반대의 상황에 놓였다. 짜고 쓴 맛이 나는 접시에 옥탄올 향기까지 제공했다.

게르버는 구더기들의 위치를 세 번 바꾼 후 과제를 냈다. 아무 맛과 향이 없는 접시에 구더기들을 놔두고, 한 쪽에선 바나나 기름, 다른 쪽에선 옥탄올 냄새를 피운 것. 그들은 어떻게 행동했을까.

구더기들은 바나나 냄새가 나는 쪽으로 기어갔다. 바나나 기름과 자신의 먹이를 연관시켜 기억한 셈이다.

게르버는 이런 실험도 했다. 구더기를 설탕 용액 안으로 옮긴 후, 먹이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바나나 기름 향기로 유혹했다. 이 때 구더기들은 움직이지 않고, 설탕 용액을 맛나게 먹었다. 당장 눈앞에 있는 먹이부터 취한 합리적 행동이다.

이를 두고 게르버는 “유충들은 자신들에게 무엇인가가 생길 때 그들의 기억에 들어 있는 정보들을 비로소 행동으로 전환한다”며 “그들은 소위 이익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새

새대가리는 나쁜 머리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속어다. 역시 새의 뇌가 작다는데서 비롯된 말이다. 하지만 새는 그렇게 멍청하지 않다. 까마귀의 경우 ‘날개 달린 침팬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영리하다.

기억력에 관련한 예를 보자. 책에 따르면 까마귀 중 가장 기억력이 좋은 종은 산갈가마귀다. 이들은 겨울을 위해 3만 개의 견과류와 곡물 씨앗을 숨겨 놓는다. 산갈가마귀는 이 중 일부를 무려 6개월이 후 두껍게 쌓인 눈 밑에서 찾아내곤 한다.

이런 게 가능한 건 새의 뇌가 몸에 비해 커서다. 저자 클라우디아 루비는 “더 영리할수록 체중에 비례한 뇌의 크기도 더 크다”며 “까마귀와 앵무새처럼 새 중에서도 머리가 좋은 종류들은 인간이나 유인원과 똑같이 몸에 비해 뇌가 지나치게 크다”고 말한다. 몸 크기에 비례해서 보면 까마귀의 뇌가 침팬지보다 작지 않다는 의미다.

▲개

‘개만도 못한 놈‘은 개를 모르고 하는 소리다. 개는 의사와 치료사에게 도움을 줄 정도로 영특하다.

라이프치히 대학병원에는 3마리의 개가 아동과 청소년의 정신치료를 위해 일하는 중이다. 개의 역할은 아이들이 마음을 열게 하는 것이다. 개와 아이를 같이 놔두면 아이는 경계를 푼다. 처음에는 개에게 다가가지 못하다가도, 몇 번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개에 손을 갖다 댄다. 그러면 개는 꼬리를 흔들며 화답한다. 의사 안케 프로트만의 말이다.

“우리는 이미 아이에게 어떤 이상이 있는지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와 함께 있을 때 아이의 행동을 관찰해 보면 어디에 큰 문제점이 있는지를 훨씬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이처럼 책은 동물들의 지능에 관해 이야기한다. 편견을 깨는 다양한 실험과 관찰결과가 흥미롭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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