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번 주에는 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문학의숲. 2008)가 출간 즉시 10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기욤 뮈소의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밝은세상. 2008),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1, 2>(열린책들. 2008)도 순위가 급상승했고요. 신경석의 <엄마를 부탁해>(창비. 2008)는 어느 틈에 7위에 올랐습니다. 진정 ‘왕’으로 불러도 손색없는 대작가 황석영의 <개밥바라기 별>(문학동네. 2008)은 벌써 4주 연속 1위입니다.
이런 현상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읍니다. 불황이 계속되자 팍팍해진 마음을 달래려 소설을 찾는다고요. 이런 소리도 들립니다. 호주머니가 헐거운 탓에 실력이 검증된, 즉 질이 보장된 작가들의 책을 구매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래저래 ‘돈‘이 문제라는 분석입니다.
그래도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겠죠. 예전에 읽고 큰 감동과 깨달음을 줬던 작가들의 신작을 기다리는 건 누구에게나 당연한 일이니까요. 독자들의 오랜 기다림이 빚은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무려 5년 만에 내놓은 정규앨범 Death Magnetic은 나오자마자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요즘 메탈 음악은 ‘한 물 간’ 장르로 평가받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이 거물 밴드에 대한 팬들의 기다림이 컸다는 이야기겠죠.
호주의 하드락 밴드 AC/DC는 어떻습니까. 8년 만에 낸 신보 Black Ice는 선주문만 470만장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빌보드 차트 1위는 물론 29개국 음반차트에서 1위를 휩쓸었습니다. 메탈리카의 경우와 같은 이유에서 비롯된 결과지 싶습니다.
지난주에는 하드락 밴드 Guns N' Roses가 17년 만에 새 앨범 Chinese Democracy를 공개했습니다. 국내 신문들은 이 소식을 앞 다투어 전하더군요. ‘왕의 귀환’이라는 표현을 심심찮게 써가면서요. 이 역시 신작에 대한 팬들의 갈증이 보통이 아니었음을 반영하는 일입니다.
벌써 12월, 올해도 저물어갑니다. 내년에는 어떤 ‘왕’의 ‘귀환’이 독자와 음악팬을 설레게 할까요. 한 번 묻고 싶네요. 지금 당신에겐, 마음 속 깊이 기다리고 있는 왕이 있는지. 있다면 그 왕은 누구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