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영혼의 울림
맑은 영혼의 울림
  • 정기상 시민기자
  • 승인 2008.09.1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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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바쁘게 살다보니 나도 모르게 나를 잊어버린다.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조차 분간하기가 어렵다. 방황하는 나를 의식하고는 당혹스러워진다. 그렇지 않았다. 모든 것이 분명하고 확실하였다. 목표를 향해 열심히 뛰었었다. 그런데 방황하고 있는 자아를 만지게 되니 그리워진다. 동심이 간절해지고 꿈꾸던 유년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동화의 매력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림 동화집 <나비 뚱비>(국민서관. 2005)는 어린이들을 물론이고 자아정체성을 상실한 어른들에게도 필독해야 할 아름다운 책이다. 미시 세계의 아름다움을 확인시켜주고 있어 감동에 빠져들게 할 뿐만 아니라 지나치기 쉬운 곤충들의 생각을 통해 행복하게 해주는 이야기이다. 주인공들의 맑은 영혼의 울림은 그대로 공명이 되어 분주한 현대인들에게 잃어버린 꿈을 되찾아주는 놀라운 동화이다.

오스트리아의 뵈크라부르크에서 태어난 프란초벨이 쓰고 독일 마인츠에서 태어나 오스트리아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지빌레 포켈이 그림을 그리고 이 유림이 번역한 그림동화집 <나비 뚱비>는 2005 년 9월 5 일 국민서관에서 출판 발행하였다. 글의 내용은 말할 것도 없고 산뜻하고 아름다운 그림은 독자들의 마음에 그대로 전해지고 있어 감동이 배가되고 있다.

독특한 아이디어가 얼마나 많은 기능을 할 수 있는지 새삼 느낄 수 있다. 나비가 뚱뚱해질 수 있다는 생각은 여러 가지 교훈을 주고 있다. 특히 현대인의 비만 문제를 은유법으로 제기하고 있다. 비만이 큰 문제인 것은 분명하지만 비만을 비판만 해서도 안 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숲속나라에 휘몰아치는 바람의 횡포를 극복해낼 수 있는 대안이 되기도 한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그렇다고 하여 비만을 찬양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근시안적인 생각으로 조급하게 문제를 해결하려 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으로 참 건강을 위해서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사건 전개에 있어서 극적인 반전으로 인해 읽는 이의 가슴을 조이게 하는 부분도 아름답다. 아기 독수리의 후식으로 잡혀갔어도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재치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아름답다는 것은 결국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것이고 나 아닌 다른 이를 위해서 헌신하는 것이라는 것을 새삼 알 수 있다. 봉사의 기쁨과 행복을 나비 뚱비를 통해서 실감할 수 있으니 오늘을 살아가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림동화 <나비 뚱비> 의 삽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림의 크기와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실감하게 한다. 그림이 너무 많으면 의미 전달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그림이 너무 적게 되면 삭막함으로 난감해진다. 그런데 이 책은 그림의 수와 크기 그리고 위치의 적정성으로 인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어 독자들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들의 책을 좋아할 수 있도록 하는 좋은 방편이 될 수 있는 책이다.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바쁜 어른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삶의 영역을 확대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믿는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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