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한 눈 씻어주는 '사진 생태에세이'
탁한 눈 씻어주는 '사진 생태에세이'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09.09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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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곁에서 거닐다'...저자의 마음씀씀이 감동적

[북데일리] 사진생태에세이 <생명 곁에서 거닐다, 곤충>(지성사. 2008)과 <생명 곁에서 거닐다, 새>는 말수가 적다. 서문에서 잠깐 저자 김태균의 목소리가 들릴 뿐, 본문에선 별 말이 없다. 사진으로 99%이상 채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 소개도 단 3줄에 그친다. “1960년 서울 출생. 1980년 즈음부터 생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현재 여러 출판사의 책들에서 그의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가 전부다. 아무리 ‘사진’생태에세이라지만 조금 심하다. 왜 그랬을까.

말을 아낀 것이다. 책에 담긴 사진의 양은 실로 방대하다. 어디서 보기 힘든 하나같이 귀한 자료들이다. 거창하게 떠들고 뽐낼만하다.

하지만 저자는 가타부타 말이 없다. 우리 주변에 함께 살고 있는 새와 곤충에는 무엇이 있고, 그들은 어떻게 생을 꾸리는지 묵묵히 보여주기만 한다. 그게 그들에 대한 예의라고 믿는 것처럼.

이런 저자의 마음은 서문에서나마 조금 엿볼 수 있다. <생명 곁에서 거닐다, 새>에 실린 문장이다.

“우리 주변에서 새들을 더욱 가깝게 만날 수 있기를, 우리가 모쪼록 다른 생물에 대한 배려와 함께 살아가기를 마음 가득히 바랍니다.”

<생명 곁에서 거닐다, 곤충>에서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저는 사진 찍기를 통해 곤충과 만납니다. 이런 방식으로 곤충과 다른 생물들이 한데 모여 살아가는 자연을 경험하며 살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책이다. 우리가 모르는 자연 속 이웃들의 모습이 그렇고, 저자의 마음씀씀이가 그렇다. 회색 빛 도시에 탁해진 눈을 맑게 씻어준다.

(사진제공=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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