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잠긴 지구' 모티브 성장소설
'물에 잠긴 지구' 모티브 성장소설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08.27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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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오염 문제제기, 권력자 향한 삐딱한 시선 돋보여

[북데일리] 바다가 육지를 뒤 덮은 세계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아갈까. 소설 <태양이 없는 땅>(뜨인돌. 2008)은 이런 질문으로 시작한다.

때는 21세기 말이다. 작가 줄리 버타그나가 그린 미래의 지구는 참혹하다.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아, 대부분의 육지가 바다에 잠긴 것. 고지대 몇 군데만 섬으로 남아 있다.

땅이 좁아진 만큼 살아남은 사람도 많지 않다. 운 좋게 목숨을 건져도 매일이 고되다. 농사나 목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늘 식량 부족에 시달린다. 항상 폭풍우가 심해 돌아다니기도 쉽지 않다. 주인공 마라는 그런 섬에 사는 아이다.

반면 섬과는 정반대의 세계가 있다. 바로 공중도시다. 첨단 과학의 집결체인 이곳은 사람들을 구할 목적으로 칼레돈이라는 사람이 만든 도시다.

하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전 인류의 0.00001%가 고작이다. 특소수만이 구원을 받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공중도시는 기득권층의 요새로 변한다. 공중도시 거주민들은 지구에 버려진 섬 사람들을 외면 한다. 심지어는 갈 곳 없는 사람들을 데려다가 도시 건설의 노예로 부리기도 한다.

작가는 이런 극단의 두 공간을 마라의 시선을 빌려 묘사한다. 하지만 공중도시를 악으로 묘사하는 이분법적 접근을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공중도시 사람들의 사정을 인정하며 극단의 상황에서 인간은 어떻게 신념을 지킬 수 있는지 묻는다.

“어떻게 세상 사람들을 다 구할 수 있었겠어? 신세계 사람들은 최대한 노력했을 거야!”

그렇다고 인간 신념에 회의적이진 않다. 마라는 끊임없이 다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무엇을 찾느냐”는 질문에 호기롭게 “기적”이라고 답하기도 한다.

책은 2002년 휘트브레드 상과 카네기 메달 후보작에 오른바 있다. 상상력과 환경오염에 대한 문제제기, 권력자를 향한 삐딱한 시선 등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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