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이런일이] "너 간음했지?" 진짜 돌 던져
[책속에이런일이] "너 간음했지?" 진짜 돌 던져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08.26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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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계율대로 1년 간 산 남자의 좌충우돌 체험기

[북데일리] 미국 어퍼웨스트사이드에 있는 한 작은 공원. 대낮에 '테러'가 벌어졌다. 한 남자가 70대 노인에게 돌을 던진 것. 남자는 구약 성경의 계율에 따라 간음죄를 저지른 노인에게 돌로 '처단'한 것이었다.

이 일화는 <미친척하고 성경 말씀대로 살아본 1년>(세종서적. 2008)에 나온다. 돌을 던진 남자는 A. J. 제이콥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완독하고 <한 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를 쓴 괴짜다.

그는 <한 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 출간 이후 새로운 도전을 감행한다. 바로 성경에 써진 계율대로 1년간 살아보는 것이다. 간음한 자에게 돌을 던진 행위는 도전 62일째 되는 날 있었다.

그는 ‘레위기’ 20장 27절에 나오는 “돌로 그를 치라. 그들의 피가 자기들에게로 돌아가리라”를 떠올렸다. 죄를 지은 사람을 처벌해야 한다는 계율이었다. 고민에 빠졌다. 상대가 죄를 지은 사람이라도, 멋대로 돌을 던져 처벌할 순 없는 노릇 아닌가.

그는 꾀를 냈다. 성경에서 돌의 크기까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했다. 그는 하얀 돌멩이 한 움큼을 챙겼다. 이어 안식일을 지키지 않은 사람을 찾아봤다. 구약에 따르면 안식일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사형감이다.

그러던 중 한 남자가 주말에 일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안식일을 어기는 죄인인 셈. 하지만 그는 다시 고민에 빠졌다. 작은 돌멩이지만 사람에게 던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않는가.

몰래 등 뒤에서 던져볼까 했다. 하지만 남자의 주변을 몇 번 얼쩡거렸을 뿐 하지 못했다. 소심한 이 남자, 또 한 번 꾀를 냈다. 실수한 척 돌멩이를 남자의 신발에 떨어뜨리기로 했다. 결과는 성공. 그는 돌을 던진 직후 이렇게 말했다.

“아유, 죄송합니다.”

돌을 줍기 위해 허리를 구부렸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남자는 예의가 바른 사람이었다. 돌멩이를 주워주면서 그에게 사과의 말을 건넸다.

한 순간에 말짱 도루묵. 그는 다른 기회를 포착하려 장소를 옮겼다. 한 공원에서 쉬고 있을 때, 어떤 노인이 접근했다. 그가 입은 옷이 요상하다며 시비를 걸었다. 제이콥스는 “성경 계율대로 살아보는 중”이라며 “간음한 자에게 돌을 던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말을 들은 노인은 흥분하며 자기에게 던지라고 말했다. 간음을 했다는 거였다. 제이콥스가 “그럴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하자, 노인은 “그럼, 나는 자네 면상을 갈겨줄 것”이라고 심술을 부렸다.

제이콥스는 작은 돌멩이를 던지겠다며 노인에게 돌멩이를 보여줬다. 그런데 갑자기 노인이 그에게 돌을 던졌다. 선수를 친 셈이었다. 차라리 잘 된 일. 제이콥스는 “눈에는 눈”을 마음속으로 외치며 가지고 있던 돌멩이를 던졌다. 물론 맞아봤자 티도 안날 작은 돌멩이였다.

분위기는 곧 험악해졌다. 그러나 다행히 10초 정도 눈싸움을 하다, 결국 노인이 자리를 피했다. 그때서야 남자는 마음을 놨다

책은 이런 도전기를 그린다. 배꼽 잡게 웃기는 사건, 짠한 감동 사연 등 그의 못 말리는 성경 따라 하기가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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