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다 리쿠 새 장편소설 '네크로폴리스'
온다 리쿠 새 장편소설 '네크로폴리스'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08.14 0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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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나라 배경... 매혹- 흥미진진한 추리 그려

[북데일리] 망자가 일정기간 현세로 돌아와 가족들과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어떨까. 게다가 한 번도 아닌 연례행사라면?

일본 작가 온다 리쿠의 장편소설 <네크로폴리스1, 2>(문학동네. 2008)는 이런 상상에서 시작한다. 이번에 그녀가 그린 공간은 가상의 나라 'V.파‘. 이곳에는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성지 ’어나더 힐‘이 존재한다. 거기서 ’히간‘이라는 축제가 매년 열린다. 이때 ’손님‘으로 불리는 죽은 이들이 찾아오고, 삶과 죽음의 경계선이 일정 시간 사라진다.

어느 날 일본인 대학생 준이치로가 축제 기간에 이곳을 찾는다. 전에 없던 살인이 연달아 일어나던 때다. 여기서 그는 원치 않은 손님을 여러 명 만난다. 바로 살인사건의 단서를 가진 이들이다.

때마침 어나더 힐에는 연쇄 살인의 피해자들이 손님으로 찾아와 범인에 대한 증언을 늘어놓는다. 작가는 이런 상황에서 단서를 쥔 준이치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펼친다.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도 흥미롭지만, 매혹적인 세계관은 책 속에 깊이 빠질 수 있는 재미를 준다. 신사와 도리이로 대표되는 일본의 전통신앙, 오후의 티타임과 영국식 펍, 정령에게 범인의 심판을 맡기는 종교의식, 일본의 불교 행사를 떠올리는 히간 등 매력적인 요소가 가득하다.

1, 2권 합쳐 700페이지가 넘는 대작이다. 하지만 지루하지 않다. 긴 여름밤을 함께 보낼 만한 소설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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