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과 폭력이 빚은 고립' 미국을 비판하다
'탐욕과 폭력이 빚은 고립' 미국을 비판하다
  • 임재청 시민기자
  • 승인 2008.08.1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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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미국이 이라크 전에서 실패한 궁극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역사학자인 에릭 홉스봄은 <폭력의 시대>를 통해 이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현상을 분석하는데 있어 그는 다른 사람들이 잊어버렸거나 잊고 싶어 하는 일은 기억하지 않는다. 그 보다는 동시대의 기록에서 가능한 뒤로 물러서서 더 넓고 긴 안목으로 시대를 조망하고 있다.

그는 먼저 미국의 '인도주의적 제국주의'를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소련의 붕괴로 국제적인 세력 균형이 무너지면서 힘의 균형이 미국으로 유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이었다. 동시에 국가의 기본적인 기능도 못 하고 있는 주권 국가의 위기가 발생하여 미국의 무력이 거침없이 사용되었다.

다음으로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정치적 폭력에 있다. 그에 따르면 전쟁은 전술을 사용하는 정치적인 세력을 상대로만 치를 수 있다. 그런데 전술로서의 테러는 비공식적인 단체가 사용하든 국가가 활용하든 간에 무차별적이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 덧붙이면 테러는 치안을 위협하는 문제이지 전쟁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 따라서 미국이 오히려 테러에 대한 두려움을 조장한다고 전한다.

마지막으로 미국이 민주주의를 전파하는 데 발생한 야만화를 지적하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와 전쟁을 일으킨 주요 원인은 민주주의를 확산을 통해 세계 질서를 새롭게 하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무력에 의한 민주주의의 실현이 오히려 위험하다고 말한다. 민주주의를 강압적으로 전파하려는 행동은 보편적 가치를 손상시키며 비민주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제국, 그리고 전쟁과 평화의 관계를 분석하면서 제국은 대영제국처럼 침략과 전쟁으로 세워진다고 말한다. 그리고 제국의 몰락을 가져오는 것도 전쟁이라고 한다. 미국은 민주주의 전파와 인권 수호를 위해 전쟁도 불사한다는 과대망상에 빠지면서 오히려 패권을 상실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정치적 이념의 기반이 무너졌으며 국제적으로 고립되었다.

이 책은 팍스 아메리카나를 꿈꾸는 미국 제국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한 사유가 담겨져 있다. 에릭 홉스봄은 “나는 제국주의를 혐오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그러나 그것이 담고 있는 사유는 비판적이며 절대적이다.

지난날 영국은 ‘영광의 고립(splendid isolation)'이라고 표현했다. 국제적인 세력 체제에 자신이 일부분일 뿐 그 전체를 좌지우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늘 잊지 않았다. 이번 책을 통해 미국을 성찰하게 되었다. 오늘날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자 하는 미국의 탐욕이 ‘폭력의 고립’을 파악하는 중요한 열쇠임을 깨달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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