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그 실체를 말하다.
결혼, 그 실체를 말하다.
  • 서유경 시민기자
  • 승인 2008.08.13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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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연애라는 것은 종종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에 비유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연애의 결실로 보여지는 결혼에 대해서는 달콤함이라는 말로 표현되지 않는다. 식상하고 진부한 말이겠지만 결혼은 이상이 아니고 현실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무리 세상이 빠른 속도로 변해간다 해도 유교적 이념을 전통으로 여기는 한국 사회에서 결혼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결혼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라는 말이 있지만 요즘은 결혼은 선택일 뿐이라는 말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비혼도 흔한 세상이다. 그럼에도 결혼에 대한 행복한 상상을 하는 많은 여성들에게 근래에 가장 시원한 답변을 주는 책은 마돈나 , 결혼을 인터뷰하다(행복한나무, 2008년)이 아닐까 싶다.

결혼과 동시에 맺어지는 거미줄처럼 많은 관계, 그에 따른 기대에 부응해야만 한다는 부담감은 몹시 크다. 남편과는 달리 아내의 의무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거기다 아이까지 생기면 정말 아내는 정신없는 일상을 보내야 한다. 사실, 이 책에 대해 큰 기대는 갖지 않았다. 결혼 생활에 힘겨워하는 이, 오랜 결혼 생활에 상싱감을 느끼는 이, 고부간의 갈등, 남편과의 불화를 겪는 사람들에게 주는 희망의 메시지이거나 일반적인 결혼 지침서 정도로 생각했다. 그러나 책은 기대 이상이었다.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 실체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다양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혹은 했던 사람들과의 솔직한 인터뷰는 많은 부분 공감할 수 있었고 속이 시원함을 느꼈다.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듯 했고, 차마 궁금증이 동하지만 질문하기 어려운 부분도 흔쾌히 답해주는 책이다.

현실적으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저자가 그럴듯한 포장 없이 과감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드러내주었다. 저자의 이야기는 보편적인 결혼 생활을 대표하는 모습이었기에 그녀가 겪어내고 이겨낸 일상은 바로 우리 자신이 갖고 있는 모습과 많이 닮아있었다. 그런 점이 큰 설득력으로 작용한다.

물론 이미 여러 매체나 다른 책에서 다뤘던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책이 빛나는 것은 독자들, 특히 결혼의 실체를 모른 채 마냥 결혼을 꿈꾸는 자, 결혼후 이어질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여성들이라는 대상을 정해놓았기에 풀어 놓을 이야기가 더 많고 더 가깝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결코, 이 책은 여성들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결혼은 혼자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누군가의 남편, 누군가의 아들, 누군가의 연인일 남성들이 이 책을 만난다면 그의 아내, 그의 어머니, 그의 연인은 이로 인해 서로에 대해 더 깊이 알게 될터이고 더 많이 행복할 것이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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