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속에서 희망을 연주하다.
전쟁속에서 희망을 연주하다.
  • 서유경 시민기자
  • 승인 2008.08.1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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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60주년을 맞는 해이다. 8월 15일 광복절은 여느 해 보다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2차 세계대전을 생각하면 나치의 참혹한 유태인 학살을 잊을 수 없다. 그 기막힌 유태인에 대한 횡포는 비단 독일의‘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만이 아니었다. 나치들의 학대를 피해 유태인들은 간신히 중국에서 고난의 연속인 이국생활을 하게 됨을 소설 멜라니의 바이올린(자유로운 상상, 2008년) 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일본과의 전쟁중이었던 중국의 상하이는 일본인에 의해 관리되고 있었다.

 세계적인 바이올린 연주자, 리랜드 비센돌프는 나치에게 죽음을 당한 딸, 멜라니가 자신의 생일 선물로 만들어준 무당벌레가 그려진 바이올린과 함께 중국에서의 생활을 시작한다. “ 아빠! 이 무당벌레를 정말 좋아하시게 될 거예요 ! 이 무당벌레는 바로 저예요. 아빠가 바이올린을 켜실 때면 항상 아빠 얼굴로 바짝 날아갈 거예요. 귀엽죠? 아빠가 연주에 전념하실 수 있도록 함부로 말썽을 피우진 않을 거예요. 아주 얌전하게 있을게요!”

 비센돌프에게 그가 (멜라니의 바이올린)이라 이름 붙인 바이올린은 살아 있는 멜라니였고 자신을 지켜주는 수호신과 같았다. 전쟁으로 사랑하는 딸을 잃은 슬픔을 그는 음악으로 치유하고 음악을 통해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비센돌프는  일본인에 의해 아버지를 잃은 루샤오넨과 루양 남매의 집에 세를 살게 되고 루양에게서 바이올린 연주의 뛰어난 재능을 발견하게 된다.  딸을 잃은 비센돌프는 어린 두 남매의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알아본다. 두 남매를 자식처럼 아끼고 사랑하며 루양에게 바이올린 레슨을 하게 된다. 

 그의 유명세를 익히 알고 있던 일본인 야스히로는 자신의 음악적 이력과 현재의 권력을 가지고 비센돌프에게 접근한다. 그러나 비센돌프는 그가 음악보다는 음악을 이용한 권력을 행세하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일본은 독일이 유태인을‘아우슈비츠’에서 강제 수용한 것과 같이‘게토’라는 지역 형태를 만들어 유태인들을 수용하고 감시관리 하게 이른다. 바깥지역으로의 출입을 허가증까지 발급하며 유태인들에게 굴욕감을 안겨준다. 일본인의 비열함에 화가 난다.

 일본인을 증오하던 루양이 감옥에 잡혀가고 뒤를 이어 비센돌프도 감옥에 들어가게 된다. 야스히로는 루양을 이용해 비센돌프의 멜라니의 바이올린을 얻고자 한다. 딸이나 다름 없는 바이올린, 그러나 비센돌프는 서슴치 않고 루양을 위해 바이올린을 넘겨준다. 비센돌프에게 멜라니의 바이올린은 자신의 삶을 지탱해주는 유일한 것이었지만 그에게 루양은 또 다른 희망이었다. 루양이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는 음악이 중국과 유태인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꺼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전쟁이라는 극박한 환경속에 과연 음악이 갖는 의미는 얼마나 강했을까. 중국, 유태인, 그들이 우리와 같은 감정으로 일본을 상대했다는 것을 생각해서일까. 소설을 읽는 내내 우리가 부르지 못했던 우리의 아리랑, 사용하지 못했던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고자 했던 역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멜라니의 바이올린은 비센돌프와 세상을 이어주는 희망이었고 이제 루양에게 비센돌프를 기억하고 또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선물하는 희망의 바이올린이 되었을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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