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실종된 '예술지원정책 토론회'
토론 실종된 '예술지원정책 토론회'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07.01 0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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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기식 '탁상공론' 우려

 

[북데일리] 토론 없는 토론회가 열렸다. 30일 오후 2시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예술지원정책 릴레이토론회-문학‘ 이야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토론회는 미숙한 진행과 부실한 준비과정을 여실히 보여준 자리였다.

먼저 발제자로 나선 오양호 한국문인협회 평론분과 회장은 “30분 만에 발제글을 썼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주어진 20분의 발언 시간 중 무려 15분 동안 색깔론을 들먹였다. 좌파진영이 문단을 점령해 순수문학이 설 자리를 잃었다는 것.

그는 사회자 홍정선 인하대학교 교수의 5분 남았다는 말을 듣고서야 몇 가지 제안을 내놨다. 하지만 그마져도 “노무현 좌파정권에 코드를 맞춰 급조한 위원회는 없어져야 한다”는 등 토론회 성격과 동 떨어진 주장을 펼쳤다. 결국 그는 주어진 발언 시간을 넘겼다.

이날 오 회장과 동시 발제자로 나선 도종한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을 비롯해 박철화 문학평론가, 박금산 작가, 이경호 문학평론가 또한 토론자로서의 자질을 보이지 못했다. 이들의 발언은 원고를 보며 읽는 '발표' 수준에 그쳤다.

패널 간 사전 조율이 없었던 점 역시 문제였다. 참석자들은 ‘안정된 창작공간 제공’, ‘작가들의 해외 연수’ 등 똑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들어야 했다. 오 회장의 견해에 반박 이나 동조를 보인 패널은 한 명도 없었다. '토론'이라는 행사 제목은 유명무실했다. 

이번 토론회는 7회에 걸쳐 11일까지 이어진다. 각 회마다 시각예술, 연극, 음악 등 장르에 맞는 예술지원정책을 논할 예정이다.

주최 측은 첫날 미흡했던 사항을 개선하기 바란다. 이런식이라면, 보여주기식 탁상공론이라는 지적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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