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크와 펩시, 맛 구분 가능할까?
코크와 펩시, 맛 구분 가능할까?
  • 김대욱 기자
  • 승인 2008.06.24 0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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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 광고, 신경 반응에 상당한 효과"

[북데일리]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맛을 구분할 수 있을까. 아마 각 콜라의 열혈 팬이라면 ‘그렇다’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실험에 의하면 답은 ‘못 한다’다. 신간 <위험한 호기심>(한겨레출판. 2008)이 그 별난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2005년의 일이다. 미국 베일러의과대학의 리드 몬터규는 대조군 이중맹검 실험 방식을 도입한 펩시콜라 대회를 열었다. 당시 참가자들은 각각 코카콜라와 펩시콜라가 들어있는 잔을 받았다. 어떤 콜라인지 표시는 하지 않았다. 시음 후 몬터규는 어떤 콜라가 맛있는지 물었다.

결과는 ‘별 차이 없다‘였다. 시음자들은 둘을 구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콜라 애호가들은 실험 결과를 듣고 반발했다. 분명히 구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코카콜라 팬들은 2인자인 펩시콜라와 맛이 비슷하다는 결과에 자존심이 상했다.

이어 몬터규는 또 다른 실험을 실시했다. 잔 2개를 주면서 하나는 코카콜라 표시를, 다른 한 잔에는 아무 표시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피험자들 중 약 85%가 코카콜라를 표시한 음료가 맛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은 두 잔 모두 코카 콜라였다.

이번에는 반대로 한 잔은 펩시콜라를 표시하고, 나머지 한 잔은 아무 표시없는 펩시콜라 두 잔을 내줬다. 이때는 전 실험보다 선호도가 낮았다.

이는 소비자들이 맛 보다는 상표가 주는 이미지 때문에 콜라를 선택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몬터규는 “음료를 마시는 인간의 신경계에 시각적 이미지와 마케팅 메시지가 교묘히 주입되고 있다”며 “이런 문화적 메시지는 미각을 교란할 수도 있다” 말했다.

몬터규의 마지막 실험은 이런 주장을 더욱 분명하게 해준다. 그는 피험자들을 MRI 스캐너에 넣었다. 그들의 머리 위에는 스크린이 설치됐고, 거기에 코카콜라의 이미지를 띄웠다. 동시에 코카콜라를 피험자의 입에 넣어줬다. 그러자 그들의 뇌는 활발하게 활동했다.

반대로 코카콜라 대신 펩시콜라 이미지를 보여주고 똑같이 코카콜라를 입에 흘렸다. 이 때는 뇌 활동이 전 보다 덜했다. 이를 두고 저자 알렉스 보즈는 “코카콜라 광고가 신경 반응에 상당한 효과를 미쳤다는 이야기”라며 “광고가 우리 머릿속의 뉴런을 재설정하고 세상에 대한 감각 경험을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 책은 다양한 분야에 걸친 심리실험 69가지를 소개한다. ‘세상의 거의 모든 심리실험’이라는 부제처럼 기상천외한 각각의 실험이 흥미진진하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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