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책] `사람냄새 물씬` 법정스님 여행기
[숨은책] `사람냄새 물씬` 법정스님 여행기
  • 북데일리
  • 승인 2008.03.11 09: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데일리] 법정스님의 <인도기행>(샘터. 2006)을 읽고 그가 더 좋아졌다.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책이다. 1991년에 처음 나온 책이다. 2006년에 3판을 낼 정도로 오랜 사랑을 받았다. 부처님성지를 중심으로 3개월 동안 법정스님의 인도 여행이야기를 담았다.

오랜 수도 생활을 하며 쓴 글이나 잠언에 익숙한 나머지 꼿꼿 하기만한 스님을 상상했었는데 인도라는 대륙을 만나면서 ‘사람’모습을 드러낸다는 점이 특별하다.

스님의 눈에 사리를 걸친 인도여성들은 일반적으로 얼굴의 윤곽이 뚜렷하고 날씬할 뿐만 아니라 눈매가 시원스럽다. 지나치다가도 다시 돌아보고 싶을 만큼 예쁜 사람이 많다.

< 웃기는 녀석이네. 시끄럽게 떠들어 잠도 못 자게 해놓고 팁까지 달라고?

"임마, 숙박료 받았으면 됐지 무슨 팁이냐!"

호통을 쳐주고 우리는 그 집을 나왔다. - 본문 중>

밤새 잠 못 이루고 뒤척인 법정스님이 팁을 달라는 여관주인에게 호통을 치고 씩씩거리며 나오는 모습은 생각만으로 웃음이 나온다.

또 파리하게 피어있는 그 봉선화를 보면서 “울 밑에 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고 나직하게 노래를 부르는 대목도 있다. 이 장면을 읽다 보니 까닭 없는 슬픔이 고이려고 한다.

부처는 최후의 유훈으로 제자들에게 이런 말을 남긴다.

"그럼 비구들이여, 너희들에게 작별을 고한다. 모든 것은 덧없다.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힘써 정진하여라."

풀어지는 마음을 다잡으며 부지런히 정진하기에 사람은 위대하다. 덧없는 삶이지만 자신을 등불삼아 세상을 비추고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이 있기에 이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 법정스님을 보면서 누구나 마음을 닦으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 느낀다. 법정스님 말씀을 읊어본다.

“우리는 순간순간 죽어가면서 다시 태어난다.

그러니 살아있을 때는 삶에 전력을 기울여 뻐근하게 살아야 하고

일단 삶이 다하면 미련 없이 선뜻 버리고 떠나야 한다.”

[이인 시민기자 specialin@hanmail.net]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