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쌤의논술돕는책] 아마추어 철학? 뭐가 어때서!
[신쌤의논술돕는책] 아마추어 철학? 뭐가 어때서!
  • 북데일리
  • 승인 2008.02.1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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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스피노자의 말이다. 임상철학자요, 대표적인 대중 철학서 저자인 안광복 중동고 교사는 이 말에서 사과나무를 진리 나무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과나무를 요즘 누가 키우겠는가? 대신 누구나 마음속에 진리 나무가 있으며 그 나무를 튼실하게 가꾸어줄 자양분이 바로 철학이라는 것이다.

<철학의 진리나무>(궁리. 2007)의 저자 안교사는 철학에 대한 사랑이 정말 지극한 사람이다. 그는 인생이 단 5분 남았더라도 철학함에 쏟은 2분은 나머지 3분을 30년 같이 가치 있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단언한다.

어떻게 하는 게 철학하는 걸까? 그에 따르면 철학은 어려운 게 아니다. 일상에서 하는 두뇌 체조에 가깝다. 규칙적인 생활과 여유 속에서 철학의 진리 나무는 싹을 틀 수 있다. 여기에 두뇌에 군침을 돌게 만드는 활자라는 매운 양념이 필요하다.

이 3박자가 갖추어지면 누구나 철학자가 될 수 있다. 아마추어 철학자라고 누가 얕볼 것인가? 철학엔 프로가 필요 없다. 아마추어 철학자야말로 진정한 철학자다.

아마추어들이 일상에서 어떻게 철학을 할 수 있을까? 화두로 시작하자. 화두는 어려운 게 아니다. 트렌드 정도로 이해하자. 화두에서 시대정신과 변화의 방향을 함께 읽어 내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철학은 시사 철학이 된다. 탁상공론이나 고담준론은 그의 관심사가 아니다. 그는 주로 시사적인 문제에 철학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원본을 뺨치는 인터넷 짝퉁, 그들의 놀라운 상상력에서 저자는 자본을 대체할 새로운 문명의 서막을 느낀다. 양성 평등이 아니라 양성이 서로 통합되는 세상에서 그는 인간의 새로운 도약을 짚어 낸다.

현대 문화 산업의 급속한 팽창은 노동하는 인간에서 소비하는 인간으로 자본과 노동의 패러다임을 동시에 바꾸고 있다. 이것들은 큰 생각이다. 묵히고 재우는 다소 긴 시간이 필요하다.

때로는 가늘고 모질게 생각할 때도 있어야 하는 법. 일상에서 사소한 문제도 소중한 철학 거리들이다. 예컨대, 디지털 폐인들이 자폐적 문명의 산물인지, 창의적 지성의 발현인지 고민해 보는 것이다. 롯데리아 불고기 버거, 부대찌개, 영화 ‘황산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퓨전이다.

각각 우리나라 불고기와 미국의 햄버거, 한국의 전골요리에 미국의 소시지, 삼국시대를 다룬 사극에 현재의 지역감정이 섞여 있다. 일상의 일부가 되어버린 부대찌개를 보며 퓨전 문화에 대한 깊은 사색에 잠겨보자고 제안한다.

여러분들이 일상에서 철학을 하는 동안 마음 속 진리나무는 무럭무럭 자란다. 어디까지 자랄 수 있을까? 저자에 따르면 스칸디나비아 산회에 나오는 이그드라실의 수준까지 자랄 수 있단다. 세상 전부를 꿰뚫는 우주나무로서 높은 가지들은 신들의 세계에 통하고 뿌리는 인간과 세상을 감싼다. 지혜와 시간도 아 나무에 걸려 있단다.

여러분도 멘털 짐내스틱(철학 제조)을 당장 시작해 보라. 요즘 화두는 영어와 경제 살리기다. 정말 영어 잘 하는 사람이 돈도 잘 버는 세상, 아니 영어 못 하면 돈 못 버는 세상이 오기를 우리들은 바라고 지난 대선에서 특정 후보에게 투표한 걸까? 이 문제부터 고민해 보자.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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