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듣는 만화` 출간 화제
국내 최초 `듣는 만화` 출간 화제
  • 북데일리
  • 승인 2008.01.07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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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이태백(이십대의 태반이 백수), 십장생(십대의 대부분도 장래에 백수가 될 수 있다는 생각) 등 암울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어느덧 서른, 직장인이 되어버린 인생은 허망하다. 과연 무엇을 위해 일하는 걸까. 자신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대한민국은 삼십 대 청년들에게 끊임없는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

90년대 대학을 다닌 이들에게 록 음악은 삶의 탈출구다. 그들이 인성을 형성하던 시기에 주로 듣던 장르가 록이었기에. 대출, 적금 해약, 신용 불량 등의 경제 문제에서 벗어나 젊음을 기억하고, 행복을 되살린다.

그렇다면 책으로 이 모든 것이 가능해진다는 상상은 어떨까? <스멜스 라이크 30 스리핏(Smells like thirty sprit) 1,2>(애니북스. 2007)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이 책은 2006년 다음미디어 연재 당시 직장인의 애환을 담담하고도 경쾌한 연출로 담아내어 `골수 팬`을 양산했던 작품. 드디어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국내 최초의 듣는 만화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야근, 회식, 접대의 연속. 삶의 낙이라곤 찾아볼 수 없던 주인공 최홍기는 어느 날 꿈 속에 등장한 프레디 머큐리의 조언에 따라 `달나라 밴드`라는 직장인 밴드에 가입하게 된다.

10년 전 사고로 아들을 잃은 드러머 강영걸. 실연의 아픔을 승화하고자 기타를 잡은 왕지연. 넘치는 부에 신물 나 음악을 시작한 송승봉. 사포처럼 까칠한 성격을 고스란히 기타에 담아 연주하는 미본숙. 연재 할 잡지를 찾지 못한 무명 만화가이자 키보디스트 박덕만. 그리고 젊은 시절 세계 유수한 록 뮤지션들에게 영감을 주었다지만 미심쩍은 합주실 주인 악기왕.

이들이 모여 결성한 달나라 밴드! 그러나 그들의 첫 합주는 불협화음이 난무하는 좌절의 연속이다. 과연 그들은 직장인 합주대회 우승 밴드에게 주어지는 `달나라 행 티켓`을 손에 쥘 수 있을 것인가.

저자 고리타는 만화가이면서 직접 직장인 밴드에서 보컬을 맡고 있는 특이한 이력을 지녔다. 록 음악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밴드 활동의 경험을 살려 음악이 귓속에 파고들어오듯 부드럽고 격정적인 만화를 그렸다.

줄거리 외에도 책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1) DVD와 같은 사이즈의 판형 : 책장이 아닌 DVD 장식장에도 꽂을 수 있는 만화 단행본이다. Disc 1, Disc 2로 구성.

2) 록 음악으로 구성된 목차 : 각 에피소드에 영감을 준 수록곡만으로 구성된 목차를 통해 만화 읽기에 또 다른 재미를 준다. 페이지 수가 재생시간으로 표시된 것 또한 음반스러운 구성의 하나.

3) 연재 미수록분 스페셜 피쳐 : 작품 및 수록곡에 대한 작가의 코멘트가 총 16회에 걸쳐 수록된다.

때론 하하 웃는 웃음보다 록 음악에 대한 열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어느 새 미소를 짓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한번뿐인 인생! 회사와 직장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행복해지자. 귓가에 어렴풋이 들리는 록 음악에 몸을 맡기며 달나라 여행을 준비하자.

[제갈지현 책전문기자 galji@naver.com]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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