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를 비상케 하는 긍정의 힘
바보를 비상케 하는 긍정의 힘
  • 북데일리
  • 승인 2007.12.3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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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옛 이야기에는 승리한 바보들의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왜 그럴까요? 기본적으로는 이악스럽지 않고 순수한 인물이 성공한다는 메시지가 담겨있습니다. 허나 그 뿐만은 아니겠지요?

승리하는 바보들의 비밀. 그것은 긍정의 힘입니다. 조금이라도 영리한 사람들은 쉽게 포기해버릴 일도 바보들은 끝까지 매달리죠. 실패할거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항상 "좋아, 좋아"를 외치곤 하죠.

조금은 낯설지만 "좋아, 좋아"를 외치며 살아가는 낙천적인 바보를 발견했습니다. <바보아들과 마녀들의 비행>(2007. 시공주니어)에서요.

코스타리카라는 산마을에 홀어머니와 단 둘이 사는 바보 아들. 노모는 바보 아들이 늘 근심입니다. 한 눈에 봐도 연로하신 어머니와 무엇하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는 바보 아들. 그러니 이 오두막집의 살림이 가난한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하루는 저녁 준비를 하던 어머니가 땔감이 떨어졌다고 말씀하십니다. 바보 아들은 배가 고파 기운이 없지만 "좋아, 좋아, 숲에 가도 좋아!"라며 집을 나섭니다.

코를 에는 찬바람이 불어도, 나무를 자를 칼이 없어도, 심지어는 길을 잃어도 좋은 바보 아들. 숲 속을 헤매는 통에 지쳐버린 그는 낯선 집의 짚 더미에 눕자마자 쿨쿨 잠이 들어 버립니다.

곤히 잠든 그를 깨운 달빛. 아침이 밝은 듯 환해진 주변에 바보 아들은 어리둥절한 채로 깨어납니다.

앗! 그런데 이게 꿈일까요? 아니면 생시일까요? 바로 코앞에서 마녀들이 웃고 떠들며 잔치를 벌이고 있으니 말이에요.

"마녀들이 나를 보면 새나 원숭이로 만들어 버릴 거야."

아무리 바보지만 생애 최고의 위기만큼은 알아채는 모양입니다. 이번만큼은 "좋아, 좋아"를 되뇌지 않으니 말입니다.

조용히 숨어 마녀들을 지켜보는 바보 아들. 마녀들은 떠날 시간임을 외치며 빗자루를 타고 창밖으로 날아갑니다. 이렇게 주문을 외우면서요.

"무니무라 카니카라 호이!"

열두 마녀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날아 달까지 높이 올라갑니다. 이 놀라운 광경에 바보 아들은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리지요.

"무니무라 카니카라 호이!"

그 때 바보 아들 눈에 빗자루 더미가 들어왔습니다. 바보 아들은 빗자루를 타고 주문을 외워봅니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죠. 빗자루만 날아가 버려 쿵 하고 바닥에 떨어지기 일쑤였으니까요.

하지만 "좋아, 좋아, 떨어져도 좋아!"하고 웃으며 다시, 또 다시 도전합니다. 그리고는? 드디어 날아오르지요.

밤하늘 높이 빛나는 별과 달. 아, 정말 꿈만 같습니다. 내친김에 더 높이, 더 멀리 날아오르고 싶은 그는 아주 빠르게 주문을 외워봅니다.

"무니무라 카니카라 호이! 무라무니...아니, 호이카라 카니루마"

아이쿠 저런! 주문이 뒤엉켜 버립니다. 이제 바보 아들은 아래로, 아래로,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추락하는 바보 아들. 그의 즐거운 일탈은 여기서 끝일까요? 아니요. 그가 아주 크나큰 행운을 거머쥔 채 노모에게로 돌아간다는 것만 알려드리겠습니다.

잔잔한 저채도의 색채와 날렵하면서도 섬세한 색연필 터치로 표현된 바보 아들의 비상. 환상적인 그림과 통쾌한 이야기가 어우러져 기분 좋은 뒷맛을 남깁니다.

어떠세요? 2008년 새해. 유쾌한 성공을 위해 여러분도 주문을 외워보시겠어요? "무니무라 카니카라!"냐구요? 아니요!

"좋아, 좋아"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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