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진압 `이덕화의 눈물` vs `전두환의 눈물`
5.18진압 `이덕화의 눈물` vs `전두환의 눈물`
  • 북데일리
  • 승인 2005.06.22 06: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6월 18~19일 방송된 MBC 정치드라마 `제5공화국`이 진압부대의 민간인 학살장면 등 리얼한 5.18 광주항쟁 묘사로 관심을 모았다.

극적 재미가 기대에 못미처 시청률은 13%에 그쳤지만 인터넷 게시판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롯한 당시 군사정권 핵심세력에 대한 비난의 글이 봇물처럼 터졌다.

전두환 역을 맡아 쿠데타를 통한 정권탈취 과정을 실감나게 연기하면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줬던 이덕화는 무자비한 광주항쟁 진압 장면을 찍으면서 실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하지만 `전두환의 눈물` 장면은 제작의도에 맞춰 NG로 처리됐고 `전두환` 특유의 냉혹한 표정으로 다시 촬영된 신이 방송을 탔다.

문제는 전두환 미화논란까지 불러온 드라마 `제5공화국`이 굵직 굵직한 사건중심으로 전개되면서 군사정권의 악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일부 시청자들을 중심으로는 아직도 `전두환 옹호론`이 여전하다는 것.

`전두환 장군 만세` `1조원을 해먹어도 내 배만 불려주면 훌륭한 지도자`라는 글 등과 더불어 `전사모(전두환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인터넷 카페에는 지난달 말 회원수가 5,400명을 넘었다. 심리학 전문가들은 대개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경우 그 의식의 기저에는 `마초증후군(macho syndrome)`이 깔려 있다고 진단한다.

마초(macho)는 스페인어로 남자를 뜻하고,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성적 매력이 물씬 풍기는 남성을 의미한다. 남성적 기질을 지나치게 강조해 남자로 태어난 것이 마치 여자를 지배하기 위한 특권이라도 되는 듯이 행동하는 일련의 증상 또는 그러한 행태를 마초증후군이라고도 한다.

마초는 남성의 논리와 언어로 남성의 기득권을 옹호하며 여성운동을 비하하거나 폄하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특히 남아 선호가 강해 암묵적으로 이런 마초가 양산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가 아들을 마초로 키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와 관련 자녀교육법에 도움을 받고 싶다면 책 독일의 유아교육학자인 아스트리트 카이저(57. Astrid Kaiser. 사진)교수의 `내 아이 마초로 키울 수 없다`(2003. 넥서스)를 참고할 만하다.

두 아들을 둔 카이저 교수는 자녀교육을 통해 엄마를 존중하고 모범적인 남성상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정에서 학습한 성역할이 평생을 가는 것을 늘 명심하고 전통적으로 여자 일로 여겨졌던 집안일도 남자 아이에게 똑같이 가르쳐야 한다고 알려준다.

주부 김정미씨는 "남편과 PC게임을 하던 다섯살 된 아들이 `엄마는 여자라서 이 게임은 어려워`라며 무심코 던진 말에 가슴이 덜컥했다."며 "강한 남자=진정한 남자, 예쁘고 연약한 여자=진정한 여자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아이를 키운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털어놓았다.

동화작가 김양현씨는 "아들을 자상하고 매너를 갖춘 따뜻한 감성의 사람으로 자라게 하려면 엄마뿐 아니라 아빠의 역할도 크기 때문에 이 책을 남편과 같이 읽어야 한다"고 권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이 책을 읽었다면 드라마를 통해 광주항쟁 진압과정을 지켜보면서 진짜 눈물을 흘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사진출처 : 예스24, MBC) [북데일리 노수진 기자]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