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쓰지하라 야스오는 계급간의 세력 다툼을 옷의 주요 변화 요인으로 꼽는다. 신분, 권력, 성별에 따라 구별되던 옷의 양식이 ‘독점이냐 공유냐‘를 두고 대립하면서 다양하게 발전했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그는 프랑스 혁명을 서민을 상징하는 상퀼로드(반바지)파가 귀족을 상징하는 퀼로드(긴바지)파를 무너뜨린 사건으로 본다. 또한 여성들이 활동성과 기능성을 중시한 반바지 블루머와 타이트한 치마를 입게 된 걸, 남녀평등의 확대로 해석한다. 그는 이전에 입었던 거대한 후프와 코르셋, 페티코트는 여성성만을 강조하는 사회의 폭력으로 간주한다.
책은 이런 옷의 역사를 통해 미에 대한 인간의 갈망, 당대의 시대상, 종교, 문화, 풍습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여기에 인류와 함께했던 겉옷, 넥타이, 바지, 치마, 민족의상, 속옷, 액세서리, 화장, 향수의 변화가 풍부한 지도와 그림으로 표현돼 이해를 돕는다. 색다른 소재의 문화사를 찾는 독자에게 권할 만 하다.
[이지영 기자 alla33@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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