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가려움 긁어주는 `효자손`
일상의 가려움 긁어주는 `효자손`
  • 북데일리
  • 승인 2007.11.2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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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일상은 멀리하기엔 너무 가까운 당신이다. 일상이라는 생활방식은 삶의 한가운데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평범함에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지만 사실, 지루함의 다른 말이기 쉽고 지긋지긋하게 되풀이되기 쉽다.

이러한 일상이 성에 안 차 바꾸고 싶은 사람이 많다. 여행을 떠나서 잠시라도 일상을 벗어나거나 생활을 송두리째 바꿔 삶의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새로운 눈으로 신선하게 받아들이면 일상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일상의 발견>(푸른 숲. 2002)은 일상에 대한 유쾌한 깨달음들을 모은 책으로 책 제목처럼 일상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저자 김용석은 ‘짧은 글 속 작은 생각’인 만큼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소리 높여 주장하지 않는다. 누구든 일상생활을 하므로 담담히 정곡을 짚어줘서 읽는 이가 삶을 성찰하고 새로운 실천을 하리라 희망한다. 날카롭고 깊이 있는 시각으로 일상을 해석하고 수려한 글 솜씨로 맛깔나게 자기 생각을 쓴다.

책은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장은 ‘일상 속 야만과 문명’으로 일상에 감춰있는 야만을 들춰내고 문명으로 싼 일상의 속살을 드러내어 한국의 문화 양식을 돌아본다. 2장 ‘당연함의 거짓말’은 일상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문화현상과 행태 분석을 하고 새로운 생각을 제시한다.

3장 ‘다른 것이 자연스럽다’는 우리 안에 도사리고 있는 배타의식과 주류주의를 꼬집고 비판하여 다양성의 가치를 알려주고 이해시킨다. 마지막 장 ‘넓고도 깊은 세상’은 세상 흐름을 진단하고 더 나은 세상과 사회를 모색하고 제안한다.

한 꼭지, 한 꼭지를 읽을 때마다 일상 속 위화감을 느꼈지만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던 문화행태들을 톡 건드려 주었다. 마치 가려운 등을 긁어주는 효자손처럼 시원한 지적 쾌락을 느꼈다.

“이렇게 좋은 책을 써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의 책이었다. (실제로 이메일 주소를 알아내어 감사의 편지를 썼고 다정과 친절이 듬뿍 실린 답장도 받았다.) 저자 김용석 씨는 현재 영산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문화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학제적 접근과 일상적 분석을 시도하며 다양한 글을 쓰고 있다.

때론 힘들고 어려운 세상살이지만 사소한 것들을 아끼고 살피다 보면 하루하루가 차곡차곡 쌓여 즐겁고 귀한 세상살이가 된다. ‘잘’사는 일상은 그저 주어지는 게 아니라 ‘발견’되고 사소한 것부터 ‘실천’해야 하는 걸 느낀다.

[이인 시민기자 special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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