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그림을 통해 경제학을 읽는다?
유명 그림을 통해 경제학을 읽는다?
  • 북데일리
  • 승인 2007.11.06 10: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데일리] 명화를 통해 경제학의 원리를 살펴보는 책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명화 경제 토크>(시공아트. 2007)가 그것.

공저자인 이명옥 국민대 미술학부 교수와 정갑영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문답형식으로 그림에 숨겨진 경제학적 의미를 찾아낸다. 예로 19세기 풍자화가 도미에의 열차 그림을 보자.




이는 일등 열차 안의 정경을 묘사한 그림이다. 당시 일등 칸은 은행가, 고위 관리, 사업가, 지주, 거상 등 부르주아 계층이 탔다. 때문에 하나같이 품위 있게 옷을 차려입고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다. 지성미를 뽐내며 신문을 읽는 여성 승객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심성은 메말라 보인다. 서로에게 무관심한 표정에는 냉랭함마저 엿보인다. 가난한 시인의 아들로 태어난 화가가 부르주아의 비인간성을 표현한 것이다.

반면 삼등열차를 표현한 그림에는 정겨움이 묻어난다. 특히 승객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그렇다. 젊은 여인이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장면은 인간미가 물씬 풍긴다. 기도하듯 모은 할머니의 손에는 따스함이 배어나온다.

또한 차단막이 없어 객실 안의 사람들이 모두 노출 된 점이 일등 열차와 다르다. 이는 당시 서민들이 사생활도 보호받지 못하는 하찮은 존재로 취급받았음을 의미한다.

책은 이렇게 도미에의 두 점의 대조적인 그림을 통해 19세기 빈부 격차를 설명한다. 하지만 두 저자의 대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정갑영 교수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부의 불균형 현상으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끌고 간다. 그는 빈부 격차의 요인, 자산 인플레이션, 지니계수, 한계 생산성과 같은 경제학 용어들을 알기 쉽게 풀어준다.

이 밖에도 <명화 경제 토크>에는 33점의 명화가 실려 있다. 그림을 통해 딱딱한 이론을 설명한다는 발상이 독특하다. 부드러운 대화체를 사용해 쉽게 읽히는 점도 특징. 새로운 형식의 대중적인 경제서를 찾는 독자에게 권할 만하다.

(사진=시공아트 제공)

[김대욱 기자 purmae33@pimedia.co.kr]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