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역을 맡은 주인공은 17세 소녀 ‘프리다’. 눈이 박테리아에 감염돼 실명 가능성의 진단을 받은 사춘기 소녀다. 매일 불안감에 떨던 그녀는 어느 날 여행을 결심한다. 눈이 멀기 전 세상의 아름다운 모든 것들을 보기 위해서다.
그런 그녀가 선택한 곳은 바로 예술의 본고장 피렌체. 이 곳에서 방황하던 그녀는 서양미술 리포트를 작성하기 위해 유럽 곳곳을 다니던 청년 ‘야콥’을 만난다. 이후 그와 함께 움직이게 된 ‘프리다’는 그에게 서양 미술의 역사를 듣게 된다.
독자는 이런 그들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14세기 후기 고딕에서 20세기 팝아트까지를 엿본다. 미술사조와 시대 정신에 대한 ‘야콥’의 친절한 설명은 그 어떤 입문서에 뒤지지 않을 만큼 진지하다.
하지만 이런 정보에 충실한 구성 만이 책의 매력은 아니다. 소설적 재미를 잃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 여행 도중 ‘야콥’에게 반한 ‘프리다’가 사랑을 얻고, 시력도 되찾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마지막 장까지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게 한다.
정보와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한 소설 <피렌체의 연인>. 사회적으로 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요즘, 미술에 대한 보다 쉬운 접근을 원한다면 관심 가져 볼 책이다.
[김대욱 기자 purmae33@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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