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푸른 초원 위에...` 내집 내가 짓기
`저 푸른 초원 위에...` 내집 내가 짓기
  • 북데일리
  • 승인 2007.07.3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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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호모사피엔스는 오랜 수렵채집시기를 거쳐 농경생활을 시작하면서 영구적으로 거주할 집을 짓기 시작했다. 수렵채집시기에는 이동생활을 했기에 짓고 해체하기 쉬운 집을 짓고 살았다. 그러나 농경을 하게 되면서 인류는 한 장소에서 오랜 기간 거주하게 되었다. 아마도 인간은 이때부터 장기간의 거주에 적합하고 편리하고 안락하게 지으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인류는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자연환경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해 집을 지었다. 나무나 볏짚, 흙 또는 돌들을 이용해 집을 짓고 거주했다. 이 시대 집의 의미는 오직 ‘거주’에 집중되었다. 그러나 산업혁명이후 도시화가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좁은 공간에서 밀집해서 살기 시작하게 되었다. 또한 건축 재료에 있어서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1970년대 이후 좁은 도시에서는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아파트가 지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에 거주하게 되었다. 아파트 거주는 생활하기에 매우 편리(convenience)했다. 그러나 결코 안락(comfort)하지는 않았다. 자연의 재료에서부터 떠나있는 우리 몸은 결코 인공적인 재료에 맞지 않았기 때문에 적응할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피부질환이나 호흡기질환이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나타났다.

특히 산업화, 도시화로 인해 우리는 삶의 대부분을 실내에서 보내게 되었다. 이 때문에 시각이외의 감각이 퇴행하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촉각이나 청각 등은 우리가 자연 속에서 생활할 때에는 생존에 아주 필수적이고 중요한 감각이었으나, 실내 생활로 인해 더 이상 이런 감각이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작금의 현실에서 볼 때 집이란 가족이 단란하게 거주하는 Home이란 개념이 없어지고,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House로 변해있다. 집은 더 이상 가족만이 행복함으로 즐기는 공간으로서가 아니라 집 주인의 사회적 권력과 재산을 대변하고 있다. 집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의미는 퇴색되어 버린 지 오래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다시 안락한 홈을 가지지 못하는가?

자신과 가족에게 안락함으로 주면서 동시에 자연과 함께하는 집을 짓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뿐만 아니라 이러한 움직임은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이라고 한다. 인류는 더 이상 산업화로 인한 폐해 속에서 허덕일 만큼 멍청한 존재는 아니다. 이 순간에도 인류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가고 있다.

이에 참고 할 책 한권을 소개 한다. 바로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집 스트로베일 하우스>(시골생활. 2007)이다. 책은 안락한 집을 스스로 짓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스트로베일이란 단어는 ‘볏짚’을 뜻한다. 볏짚을 압축한 재료로 집을 짓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의 중부지방 네브라스카 주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네브라스카 주는 황량한 지역이니 만큼 집을 지을 재료가 많지 않은 곳이다. 이런 곳에서 가장 자연과 가까운 재료로 집을 지을 수 있는 재료는 바로 스트로베일이었다.

스트로베일하우스의 장점은 우선 재료가 생태성을 가지고 있고, 단열성이 뛰어나고 또한 통기성이 탁월하다고 한다. 흔히 우리가 볏짚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인 ‘습기에 약하다’거나 ‘강도가 약해 쉽게 무너지리라’는 생각은 이 책을 읽어보면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많은 도시민의 꿈은 은퇴해서는 조용한 전원에서 주택을 짓고, 텃밭을 가꾸며 살고 싶다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 책을 보니 은퇴할 때까지 기다릴 것 없이 바로 실행할 수 있을 정도로 집짓는 방법을 세세한 부분까지 알려주고 있다.

스트로베일하우스 짓기가 한국에 들어온 것은 2004년부터이다. 강원도 영월의 동강에서 시작해 전국의 많은 지역에서 이러한 생태적 집짓기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책을 읽고 빨리 스트로베일하우스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와 내 가족의 힘으로 만든 집에서, 진정한 생태적인 삶 속에서 안락함(comfort)을 느끼고 싶다.

[이동환 시민기자 eehw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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