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명문장] 자연은 생명, 어떻게 하늘을 팔 수 있나? 북미인디언의 글
[책속의 명문장] 자연은 생명, 어떻게 하늘을 팔 수 있나? 북미인디언의 글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11.17 0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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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숲을 거닐다> 장영희 글 / 샘터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문학의 숲을 거닐다>(샘터. 2005)는 장영희 교수가 쓴 문학 에세이집이다. 2003년 3월 28일 전북 부안 새만큼 갯벌을 떠나 65일 만에 서울에 들어온 삼보일배 순례단의 여정을 보며 전하는 그녀의 글이 현재의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어떻게 하늘을 팔 수 있나?'란 북미 인디언의 편지다.

“워싱턴에 있는 위대한 지도자가 우리 땅을 사고 싶다는 요청을 해 왔습니다. 우리는 그의 제의를 고려해 보겠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총을 가지고 와서 우리의 당을 빼앗아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어떻게 하늘, 그리고 땅을 팔고 살 수가 있을까요? 우리에게는 아주 이상한 생각입니다. 신선한 공기와 반짝이는 물은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것을 팔 수 있겠습니까?

땅은 우리 민족에게 있어 거룩한 곳입니다. 아침 이슬에 반짝이는 솔잎 하나도, 해변의 모래톱도, 깊은 숲 속의 안개며 노래한ㄴ 온갖 벌레들도 모두 신성합니다. 나무줄기를 흐르는 수액은 바로 우리의 정맥을 흐르는 피입니다. 우리는 땅의 일부이고 땅은 우리의 일부입니다. 거친 바위산과 목장의 이슬, 향기로운 꽃들, 사슴과 말, 커다란 독수리는 우리 모두의 형제입니다.

사람은 이 거대한 생명 그물망의 한 가닥일 뿐입니다. 만일 사람이 쏙독새의 아름다운 지저귐이나 밤의 연못가 개구리의 울음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인생에 남는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다. (중략)

북미의 인디언들은 한낮의 비로 씻겨지고 소나무의 향기가 나는 부드러운 바람 소리를 더 좋아합니다. 우리가 만약 당신들에게 땅을 판다면, 땅은 거룩하다는 것을 기억해 주십시오. 이 땅을 목장의 꽃향기를 나르는 바람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지켜 주십시오. 우리가 우리의 자손에게 가르친 것을 당신들도 당신들의 자손에게 가르쳐 주십시오. 땅은 우리 모두의 어머니라고. 모든 좋은 것은 땅으로부터 나오고, 이 땅의 운명이 곧 우리의 운명이라는 것을……." (p.195~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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