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명문장] 대한민국은 결핍감 증폭시켜 병적인 애국심 얻은 나라
[책속의 명문장] 대한민국은 결핍감 증폭시켜 병적인 애국심 얻은 나라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5.11.13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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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 최성일 글 / 연암서가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우리가 책을 고를 때 논평이나 서평을 참고하는 이유는 정말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인지 가늠하려는 방편이다. 때로는 책 읽기의 지도가 되어 주기도 하다. <한 권의 책>(연암서가.2011) 역시 평론가 최성일의 안내서다. 그가 책을 소개하는 각각의 꼭지들은 재밌고 책의 저자마저 궁금하게 만든다. 이를테면 이런 대목들이다.

“칼럼니스트 정혜신은 독자에게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정혜신의 글은 늘 새롭다. 그러면서도 낯설지 않다. 또 흔히 하는 말로 여린 듯 강강하다. 날카로우면서도 부드럽고 포근하면서도 냉철하다. 번번이 사안의 핵심을 찌르며 독자의 마음을 정화시킨다.”

어떤 글을 썼기에 이런 호평을 얻는 걸까. 그 하나는 정혜신의 칼럼집 <삼색공감>이다.

“정혜신 칼럼의 눈에 띄는 특징은 정신의학적 접근이다. 그가 정신과 전문의라는 점을 감안하면 유별날 게 없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심리학‧정신과 용어를 가져와 쓰기는 하여도 거기에 파묻히지 않아서다.”

한마디로 지적인 권위주의에 사로잡히지 않았다는 말이다. 쉬운 개념풀이로 독자를 배려한다는 뜻. 특히 그녀의 장점이 탄탄한 논리와 문장에 있는 공감력과 뛰어난 분별력이라며 다음과 같은 그녀의 의견과 처방을 소개했다. 가정폭력을 일삼은 아버지를 죽인 “아이에게 죄를 묻지 말라”는 호소가 담긴 글이다.

“한 인간이 감내할 수 있는 고통의 정도가 어디까지인지 혹은 인간이 자신을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는 자유의지의 작동이 어느 선까지 가능한지에 대한 의학‧철학적 명제에 대한 고민에 더 집중해야 마땅하다.”

또한 분별력이 돋보이는 글도 소개했다.

“내가 보기에 오랜 세월 동안 대한민국은 국민의 결핍감을 증폭시켜 병적인 애국심을 얻어왔던 나라였다.”

저자는 정혜신의 책을 논술교재로써 활용해도 손색없다 평한다. 이밖에 헤르만 헤세의<헤르만 헤세의 독서의 기술>을 통해 읽기의 진정한 방향성을 제세하고 필립 커의 <철학적 탐구>라는 추리소설을 예로 들며 추리소설에 대한 편견을 뒤엎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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