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담꾼 김제동 어록 “행복은 셀프”
재담꾼 김제동 어록 “행복은 셀프”
  • 북데일리
  • 승인 2005.09.23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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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TV 예능프로는 연예인들의 사적인 일상을 도마에 올려놓고 파헤치는 게 일반화됐습니다. 패널로 초대된 연예인들이 개인적인 친분을 과시하며 `지네끼리` 알았던 뒷담화를 `지네끼리` 좋아라 `폭로`하며 웃고 떠듭니다. 시청률에 쫓기는 제작팀의 고충도 이해 안되는 바는 아닙니다.

이런 `심심풀이, 오징어 땅콩` 같은 이야기가 가득한 프로를 소개할까 해서요. SBS TV ‘야심만만 만명에게 물었습니다’. 이 프로는 때때로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방송모니터분과의 ‘최악의 프로’ 리스트에 오르내렸지요.

그런데, 가끔 ‘야심만만’을 넋 놓고 바라볼 때가 있습니다. 스타들이 나와 살아온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낼 때입니다. 부모가 이혼해 방황했던 지난 시절을 들려준 가수 MC몽처럼, 스타들은 감추고 싶은 기억과 가슴 찡한 사연을 진솔하게 고백합니다.

겉 모습만 번지르르한 대중 스타에게도 속만 썩혀드린 부모와 애틋한 가족이 있고, 사랑하는 아내와 끈끈한 우정을 나눈 친구가 있었던 게지요. 결국, “지네끼리만 쏙닥거리네”라며 퉁을 주다가도 이내 “제들도 우리랑 똑 같구나”라는 생각이 들지요.

‘최악의 프로’로 꼽히기도 했지만 ‘야심만만’은 제32회 한국방송대상 방송예술분야 작품상을 받은 예능프로이고, ‘어록 야심만만 감동만만’(2005. 대원키즈)이 출간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 비결 가운데는 보조 MC ‘재담꾼’ 김제동의 공을 빼놓을 순 없겠지요. `꽃미남`과 계보가 약간 다른 자신의 얼굴에 대해 흉도 보며 스스로 낮추는 이른바 ‘자학개그’가 좀 못마땅할 때가 있지만 그러다가도 툭툭 내밷는 삶의 통찰이 담긴 그의 입담에 빠지다 보면 ‘예뻐라’하지 않을 수 없죠.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김제동 어록’에는 그가 허투루 보내지 않은 무명시절의 땀 냄새와 주름이 고스란히 배어 있습니다.

지난 19일 방송된 SBS 오락토크쇼 ‘야심만만’에서 그는 또 주옥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행복은 셀프다. 행복은 누군가가 자기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행복은 늘 옆에 있다. 행복을 멀리서 찾다 보면 항상 그림자처럼 뒤에서만 따라 올 뿐이다. 그러다보면 가까이에 있는 행복을 놓칠 수도 있다. 어쩌면 행복은 늘 우리의 그림자만 보고 있을 수도 있다.”

우리의 그림자만 바라보는 행복. 바로 옆에 놓인 ‘보물’을 발견하지 못할 때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행복을 아는 이가 곧 행복한 사람입니다.

(사진 = ‘어록 야심만만 감동만만’ 책 표지와 SBS TV ‘야심만만’ 고정패널 김제동, SBS 제공) [북데일리 백민호 기자] mino100@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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