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유쾌한 상상력이 빚어낸 그림책
아이들의 유쾌한 상상력이 빚어낸 그림책
  • 북데일리
  • 승인 2007.06.0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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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아주 아주 큰 고구마>(창비. 2007)는 일본의 유아교육 전문가 이찌무라 히사꼬의 `신쥬꾸 구립 쯔루마끼 유치원 활동 보고서`를 기초로 하여, 작가 아까바 스에끼찌가 탄생시킨 그림책이다.

현장 체험에서 비롯돼 생동감이 넘치는 책의 줄거리는 이렇다.

파란하늘유치원의 고구마 캐기 체험활동 당일, 비가 오는 바람에 일정이 연기된다. 기대에 부풀었던 아이들은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싫어요’ ‘싫어요’ 떼를 써보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내 고구마를 그리며, 새로운 놀이에 몰두한다.

무엇보다 이야기가 지닌 가장 큰 매력은 아이들 스스로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펼친다는 데 있다. 책 속 유일한 어른인 선생님의 역할은 특별하지 않다. ‘어떻게 그렸어요?’ ‘이렇게 큰 고구마 어떻게 캐지?’ ‘재미있게 놀았어요? 이제 뭐 할래요?’ 같은 식으로 질문만 던질 뿐이다.

선생님의 한마디가 물고를 터주면, 아이들의 기발하고 흥미로운 상상력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아주 아주 큰 고구마 어떻게 옮길까? 버스로 옮기자. 무거워서 못 달려. 지붕이 찌그러질걸. 아! 트럭 어때? 덤프 트럭.”

“이제 뭐하지? 수영장에 띄우자. 배다. 앞으로 앞으로 고구마 배 앞으로! 부우우우웅- 이제 뭐하지? 공룡놀이! 고구마사우루스다!”

설명하는 문장이 없는 것도 이색적이다. 책은 대부분이 아이들끼리 주고받는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 ‘직직 죽죽’ ‘철떡 철떡’ ‘팔락팔락’과 같은 의성어, 의태어가 문장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마치 아이가 그린 듯, 단순하고 서툰 그림 역시 친숙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서희선 기자 samecord@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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