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과거에 급제한 조선의 유일한 왕
[책속의 지식] 과거에 급제한 조선의 유일한 왕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10.12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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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정미경기자] 과거에 급제한 조선의 왕을 아시는지? 아마 답이 선뜻 떠오르지 않아 고개를 갸웃할 듯 싶다.

<한국사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 조선의 왕 이야기>(소라주. 2015)는 사료 수집가와 역사 전문 편집자들이 참여하여 만든 책으로, 카카오스토리 역사 부문 1위 채널 ‘5분 한국사 이야기’의 운영자 박문국이 조선왕조에 대해 썼다. 조선의 초대 군주인 태조 이성계부터 14대 선조 이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중 3대 태종 이방원은 형제는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의 숙청을 통해 왕위에 올랐기 때문에 그를 무인 성향의 인물로 생각되는데, 그는 ‘과거에 급제한 유일한 왕’이었다고 한다. 그는 전형적인 문인기질을 지닌 인물로 태어날 때부터 유난히 영특했으며, 그의 계모인 신덕왕후는 “왜 이 아이가 내 친자식이 아닐까?”라고 말했다는 기록도 있다.

이런 영특함 덕분에 고려 때 그는 과거에 급제한다. 이는 무인 출신인 아버지 이성계에게는 그 무엇보다 자랑스러운 일이었다. ‘무인 집안’이라는 이성계의 열등감을 덜어주었기 때문이다. 임금이 학문이나 기술을 강론하고 연마하며, 신하들과 국정을 협의하던 ‘경연’ 자리에서도 그는 본인의 학식을 내세워 신하들을 압박했다.

“그가 왕위를 내려놓고 상왕이 되었을 때 신하들은 그가 거처할 궁궐의 이름을 수강궁(壽康宮)이라고 지은 일이 있습니다. 태종은 이 이름을 정한 신하들을 불러 수강궁은 송나라의 광종이 6년간 유폐되었다가 사망한 궁인데, 왜 그런 이름을 본인의 궁에 붙인 것이냐며 호통을 치지요. 신하들이 공포에 질려 이름을 다시 올리겠다고 벌벌 떨지만 태종은 면박만 주고 넘어갑니다. (중략) 태종은 신하들이 공부를 안 한다고 돌려서 비난 한 것이지요.“ (p. 46)

문신이기에 조선 건국 전까지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던 그는,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정몽주 암살을 일부러 화려하게 벌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어, 책은 공신을 배척하고 외척을 숙청해 강력한 왕권을 구축한 이야기에 이어 스스로 왕위를 내려놓음으로써 세종의 입지를 탄탄하게 했다고 평가된다. 한국사에 관심은 많지만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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