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엘리엇 국민연금 선택은?..‘제2 비스티온’사태 재현
삼성 vs 엘리엇 국민연금 선택은?..‘제2 비스티온’사태 재현
  • 유수환 기자
  • 승인 2015.06.23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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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유수환 기자] 삼성물산과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갈등에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고민에 빠졌다. 제일모직과 합병을 앞둔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줄 것이냐 아니면 두 회사간 합병 비율을 다시 정하라는 엘리엇의 편을 들어줄 것이냐를 두고 고민이다.

국민연금의 고민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2년 비슷한 경험을 했다. 투기자본 비스티온은 지난 2012년 한라공조 상장폐지를 시도했다. 한라공조의 최대주주인 비스티온은 상폐를 목적으로 잔여 지분의 공개매수를 추진했다. 비스티온은 당시 개인투자자 지분 20%와 국민연금 지분 8%를 확보한 상태. 비스티온은 상장폐지를 지원하라고 국민연금을 압박했다.

국민연금은 높은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이유로 비스티온에 기울었다가 여론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노조와 야당, 현대차그룹의 반발에 국민연금은 결국 상장폐지 참여를 포기했다. 

이번 삼성물산과 엘리엇간 사건에서도 국민연금이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 국민연금의 결정에 따라 두 회사의 합병여부도 판가름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국내 기관이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은 21.2%에 달한다. 연기금 가운데에선 삼성물산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가장 많은 10.1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한국투신운용,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NH-CA자산운용, 키움자산운영 등이 각각 0.1% 이상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스티온 사례를 들어 국민연금의 신중한 접근을 조언하고 있다. 다만 국민연금이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에 대해선 다소 이견을 보이고 있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삼성물산 소액주주들에게 있어서 불리한 합병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따라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이 점을 고려해 의결권 행사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논란은 이재용 승계 과정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며 “삼성물산의 주가가치가 가장 낮은 시점에 합병을 하는 것은 무리한 진행이었다. 결국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승일 사회민주주의센터 대표는 국민연금이 엘리엇의 주장에 동조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이 되면 주가가 더 뛸 가능성이 높다”며 “굳이 국민연금이 합병을 반대할 명분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논란에서 캐스팅보드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은 지난 2012년 외국계 투기자본 비스티온이 한라공조 상장폐지를 시도했을 당시에도 크게 갈등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국민연금이 엘리엇 편을 든다면 단순히 이재용 부회장의 상속 구도만 꼬이는 것이 아니다”라며 “엘리엇은 지난해부터 사전조사를 할 만큼 치밀하게 준비해왔다. 삼성물산을 넘어 삼성그룹 전체를 겨냥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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