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신 작가와 함께한 북콘서트
박범신 작가와 함께한 북콘서트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4.09.26 16: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원 선경도서관서 열린 북밴 북콘서트

[북데일리] "어떤 경우라도 시행착오 많겠지만 난 믿어. 네가 잘 해내리라는 걸, 이겨나가리라는 걸. 좀 들여다봐, 젊은 네 눈이 빛나고 있는걸! 네 얼굴 광채로 가득 싸여 있는걸!” (p.109) - 박범신 작가의 <힐링>중에서

지난 20일 ‘2014 수원 독서문화축제’의 일환으로 수원시 선경도서관에서 북콘서트가 열렸다. 올해로 등단한 지 41년이 된 ‘영원한 청년작가’ 박범신과 책을 노래하는 밴드 ‘북밴’이 함께 한 무대였다. 사회는  진양혜가 맡았다.

이날 염태영 수원시장은 많은 시민들이 독서문화 축제에 함께하는 것에 대한 감사말과 함께 “걸어서 10분만 가면 도서관이 있는 수원을 만들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박범신 작가도 “도서관은 책만 읽는 곳이 아니”라며 “문자는 모든 문화의 근본이다. 모든 문화 예술 장르의 최저 층에 문자 문화가 있다. 문자 문화는 쌀과 같은 것이다. 쌀이 나와야 밥도 하고 술도 빗고 떡도 할 수 있다. 문자 문화는 모든 문화의 근본이다. 도서관을 늘린다는 것은 모든 문화의 기반을 닦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북밴은 신경숙 작가의 소설로 만든 노래 ‘엄마를 부탁해’와 박범신 작가의 소설 ‘소소한 풍경’으로 만든 노래들로 북콘서트 문을 열었다.

이어 이날의 주제 책 <힐링>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작가는 “사람들이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책을 썼다”고 전했다.

“요즘 사람들이 트윗을 할 때 너무 센 말들이 너무 자주 나온다. 사람들이 매우 격앙되고 독해져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사람들이 순해지고 목소리를 낮추고 싶어지고,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면 좋겠다. 피곤한 사람들이 읽으면 이 사람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위로를 받을 수 있다. 길이가 부담이 안 되는 글들을 사진과 함께 실었다.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

북밴의 노래 ‘힐링’에 이어 많은 관객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그 중 한 여성 관객은 시댁이 논산이어서 그쪽은 쳐다보기도 싫었는데 작가의 “<소금>이란 책을 읽고 논산이 좋아졌다”며 “작가에게 고향이란 무엇인가”를 물었다. 다음의 그의 답이다.

“나는 고향이 싫어서 떠난 사람이다. 돌아갈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논산 시장이 다정하게 손을 잡더니 “형님, 연세 드시면 고향으로 오셔야죠?”라고 말했다. 그와는 스무 살 차이가 나지만 고향 ‘사또’가 다정하게 부르는 형님이라는 말이 자꾸 떠올랐고 그 울림이 좋았다. 집사람이 나를 부르는 별명이 ‘충동대마왕’ 인데, 그 이후 논산에서 현재 3년째 살고 있다. 지금은 사람들이 논산하면, “훈련소도 있고 소설가 박범신도 있다”고 말한다. 내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 논산에 살다보니 그곳과 관련된 소설을 자꾸 쓰게 된다. 고향 사랑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고향은 첫 사랑이고, 첫 꿈이고 첫 마음이다.“

특히 그가 독서에 대해 들려주는 이야기는 설득력이 있었다.

“책을 읽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영화를 보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 예를 들어 김승옥 작가의 <무진기행> 중 첫 문장 ‘버스가 산모퉁이를 지나갈 때 나는(...) 이정비를 보았다’라는 문장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떠올려 보라. 여러분 한사람 한사람이 영화를 찍는 것 처럼 각자 생각하는 버스가 각각 다르다. 산모퉁이도 계절마다, 날씨마다 다 다르다. 여러분 머릿속에서 어떤 버스가 어떤 산모퉁이를 돌고 있는가는 다 여러분 각자와 관계가 있는 것이다. 문학적인 문장은 작가에 의해서가 아니라 독자의 머릿속에서 완성되는 것이다. 더불어 독서의 비밀은 머리가 무지하게 좋아진다는 거다. 책을 읽으면 안 보이는 것도 보게 해준다.”

책과  진솔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박 작가와 함께한 북콘서트는 관객들의 열띤 호응 속에 막을 내렸다.
 

공연문의 02 323 1905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